농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팜 기술이 국내 개발됐다. 다양한 모종과 배지를 인식, 로봇 스스로 모종을 옮겨 심는 '정식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상목)은 양승환 특수목적로봇그룹 수석연구원팀이 로봇 전문업체 코보시스, 전동특수차 전문업체 화인특장과 함께 '무인 자동화 스마트팜 정식로봇'을 공동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두 개 로봇팔과 자율주행 이동체가 근간이다. 한 쪽 로봇 팔이 모판에서 모종을 뽑아내고, 다른 팔로는 배지를 파낸 후 사람 없이 독자적으로 모종을 옮겨 심을 수 있는 자동화 로봇이다.
모판에서 개별 모종 위치를 파악해 한 개씩 뽑아내고, 배지 위치를 인식해 파낸 후 모종을 정식하는 순서다.
한 재배 라인 정식이 끝나면 자율주행 이동체가 다음 위치로 이동해 순차적으로 작업을 수행한다.
모종, 배지 위치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것은 AI를 활용한 영상인식 기술 덕이다.
토마토 모종과 파프리카 모종 형상이 다르고, 같은 품종이라도 각각 형상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AI 학습으로 잎, 줄기 모양과 숫자, 높이가 다른 다양한 모종 형태를 로봇 스스로 인식할 수 있게 했다.
이로써 정식 작업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 정식 작업은 평균 4~5개월에 한 번 2~3일만 작업하면 돼 단기인력을 구해 수행해야 한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그동안 여린 모종을 단단한 배지에 옮겨 심는 작업은 섬세함과 근력을 동시에 요구해 기계화가 어려운 영역으로 인식돼 왔는데 이 역시 해소한다.
이번 성과는 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 지원으로 추진됐으며, 코보시스가 로봇팔을, 화인특장이 이동플랫폼을 개발하고, 생기원이 총괄을 맡았다. '2024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최초 공개돼 현장에서 미국 로봇 전문기업과 로봇 공급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양승환 수석연구원은 “정식로봇이 구현된 자율주행 이동체는 다양한 스마트팜 농작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며 “조만간 청소로봇, 적엽로봇, 방제로봇, 인식로봇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