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해결사' 노승권 변호사 “이젠 민생 해답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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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검장을 역임했던 노승권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사진=최기창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변곡점이다. 하지만 여의도는 아직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갯속이다. 진영과 지위를 막론하고 수많은 여의도의 나침반은 어디를 가리킬까. 그 나침반에 길을 묻는다. 〈편집자주〉

모든 국민을 분노하게 한 이른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신고된 사망자만 무려 1700명이 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조정위원회 보상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사이 문제 해결에 앞장섰던 인물도 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노승권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다. 검사 출신인 노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제2차장 검사로 재직 중일 때 수사팀장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담당했다.

당시 수사팀은 폐섬유화 증세와 가습기 살균제의 과학적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 주력했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수사팀은 가습기 살균제와 피해자들 증세의 과학적 인과관계를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기업들의 유죄 판결을 바탕으로 한 보상 관련 조정위원회 조정안을 도출한 배경이다.

노 변호사는 '정의감'을 언급했다. 밤낮을 쪼개 전문가들과 함께 사건을 파헤쳤던 이유다. 노 변호사는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인과관계를 밝히기 굉장히 어려웠지만 많은 전문가와 함께 문제를 풀었다. 검사들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의사, 독성학·생화학 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또 “호흡곤란 등을 겪은 많은 피해자가 있었지만 특히 아이들이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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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검장을 역임했던 노승권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최기창 기자

노 변호사는 대구지방검찰청장을 거쳐 정들었던 법복을 벗었다. 이후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율사의 길을 따르지 않고 정치에 도전하겠다고 결심했다. 정의감 때문이다. 노 변호사는 “사실 변호사를 계속한다면 오히려 더 편할 수도 있다”면서도 “사회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정치가 가장 큰 도구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요새 국회의원들을 보면 정의감보다는 개인적 이득을 앞세운 정치인들도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노 변호사가 가장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부분은 지방소멸이다. 노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지역소멸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가 자신의 고향인 대구에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노 변호사는 “대구는 저출산·고령화, 인구감소, 저성장, 청년인구의 급격한 감소, 지역경제 성장력 부족, 부동산 경기침체 등 지방소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소멸 해소를 위한 핵심으로 지역 경제의 회생을 꼽고 있다. 과거 일본에서 오사카 중심의 간사이 지역 경쟁력 강화를 목표료 '간사이 연합'을 만들었던 것처럼 우리도 단순한 통폐합이 아니라 지역별 생활·경제·행정 등을 일치하게끔 하는 방식으로 꼼꼼하게 문제를 풀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구의 중심지인 대구 중구에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다시 청년이 중구로 모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경제·교통·의료·관광 등 중심지로서 중구의 역할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노년 인구가 많은 대구 남구에는 어르신 돌봄 정책을 강화하고 고소득 어르신을 위한 고급실버타운을 건립하는 등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던 정의감 있는 검사가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한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 해결의 발판을 놓았던 것처럼 민생과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정의감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