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특별법', 9일 본회의 통과 유력…이태원특별법 등 갈등 불씨는 여전

여야가 '우주항공청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처리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올해 우주항공청 개청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법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숙원 사업으로, 지난해 4월 정부가 국회에 법안을 제출한지 9개월 만에 국회 문턱을 넘게 됐다. 다만 이날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른바 '쌍특검법' 재표결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상정으로 또 한 번 여야 대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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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6일 국회 본청 앞에서 경상남도상공회의소협의회 주최로 열린 우주항공청 특별법 연내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최재호 경상남도상공회의소협의회장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여야는 오는 8일 열릴 과방위 법안1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우주항공청특별법을 비롯한 우주정책전담기관 설치법들을 일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우주항공청법이 8일 과방위와 법사위를 통과하면 9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청장을 차관급으로 하는 우주항공청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해 4월 정부안으로 발의된 뒤 소관 상임위인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회에서 9개월 넘게 표류해왔다. 정부는 지난해 우주항공법를 처리해서 올해 상반기 개청을 목표로 했으나 여야 정쟁이 격화되면서 계속 뒷순위로 밀렸다.

앞서 정기국회에서도 처리하지 못하자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여전히 통과가 불투명했다. 오는 9일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의결되지 않으면 총선 일정으로 21대 국회 종료 전 법 처리는 힘들어진다. 사실상 자동 폐기될 위기에서 처한 법안을 심폐소생해서 다시 살려낸 상황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9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드디어 우주항공청 설치 법안에 대해 여야가 합의를 이뤘다”며 “드디어 대한민국도 우주전담기구를 가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에 치열한 우주 경쟁에서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고 우주항공 산업의 부흥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우주정책전담기관의 조속한 출범과 대전-경남-전남을 아우르는 3축 클러스터, 기존 연구기관 간의 시너지를 위한 방안”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우주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과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9일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개청 준비기간을 거쳐 이르면 오는 4월 '우주항공청' 출범이 가능하다.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 분야에 대한 범부처 정책 수립, 산업 육성, 국제 협력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인력은 300명 이내로 출범해 인재 영입을 통해 지속적으로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다.

다만 9일 본회의에서 여야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이 남아있다. 여야는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둘러싸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 핵심 쟁점을 놓고 대립하면서 합의에 진통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9일 본회의에 부의된 특별법을 무조건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법 시행 시기를 4월 총선 이후로 연기하는 중재안을 제시한 만큼, 여야가 막판 접점을 찾을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법'에 대한 재표결도 이뤄질지 관심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신속하게 재표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공천에서 탈락한 여당 의원들의 이탈표를 기대하며 재표결을 최대한 뒤로 미루려는 분위기라 재표결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8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