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반쪽짜리 모니터 면하려면...끼워진 '케이블'도 다시 보자 [IT 잡학다식]

Photo Image
출처: 벨킨

모니터를 고를 때 무얼 중점으로 보세요. 아마 어떤 패널을 사용했는지, 최대 해상도와 주사율은 어떻게 되는지 살필 겁니다. 아울러 모니터 최대 사양을 활용하기 위해, 좋은 그래픽카드(GPU)를 고르겠죠. 고려해야 할 요소는 한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모니터와 PC를 연결할 케이블입니다. 모니터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내려면, 케이블 종류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연결 단자를 먼저 확인해야
과거 PC와 모니터에는 VGA, DVI와 같은 커다란 단자가 탑재돼 있었습니다. VGA는 아날로그, DVI는 디지털 방식으로 영상 데이터를 모니터로 전송했는데요. 지금은 잘 쓰이지 않습니다. 너무 크고 출력에 한계가 있을뿐더러, 더 좋은 규격이 나왔으니까요. 요즘에는 HDMI, DP와 같은 규격이 널리 사용됩니다. 그중 더 대중적인 규격은 HDMI라고 할 수 있어요.

Photo Image
왼쪽부터 풀사이즈(A타입), 미니(C타입), 마이크로(D타입) HDMI 케이블 / 출처: 인텔

HDMI는 ‘High-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의 줄임말이에요. 다양한 멀티미디어에서 작동하는 고해상도 규격이라는 뜻입니다. HDMI 단자는 A타입부터 E타입까지 있는데요. 풀사이즈 A타입, 미니 HDMI C타입, 마이크로 HDMI D타입이 자주 쓰입니다. A타입이 가장 크고 C타입, D타입 순으로 크기가 작습니다. 위 이미지를 참고하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그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풀사이즈인 A타입이에요. 데스크톱에서는 후면 그래픽카드가 탑재된 곳, 노트북에서는 측면을 보세요. 대부분 A타입 HDMI 단자가 탑재돼 있을 겁니다. 모니터 뒷면에도 동일한 모양의 HDMI 단자가 있을 거예요. 사각형 모양에 아래 부위가 살짝 튀어나온 단자가 A타입 HDMI입니다. DP 단자와 헷갈릴 수도 있는데, HDMI 단자는 좌우 대칭입니다.

Photo Image
갤럭시북 4 울트라 측면 / 출처: 삼성전자

DP는 ‘DisplayPort’의 줄임말로 HDMI 뒤를 이어 떠오르는 강자입니다. HDMI에 비해 대중성은 떨어집니다. 그러나 PC-모니터 연결에 중점을 두고 개발된 만큼, 강력한 사양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죠. HDMI는 다양한 영상 출력 장치를 고려해 만들어진 규격이에요. DP 단자도 미니, 마이크로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기본형태 DP 단자가 가장 많이 쓰여요.

Photo Image
DP 케이블 / 출처: 아트뮤

HDMI, 어떤 케이블을 써야 하나
HDMI 버전을 알아야 합니다. 버전에 따라 대역폭이 다르거든요. 최신 버전일수록 대역폭이 큽니다. 쉽게 말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서, 더 높은 해상도와 주사율을 지원한다는 거예요. 현재 사용 중인 모니터와 그래픽카드가 고급 제품이라면, HDMI 버전도 최신일 겁니다. 제품 사양표에서 버전을 확인해 보세요.

Photo Image
주사율이 높으면 화면이 부드럽게 보입니다. / 출처: 삼성디스플레이

가장 초기 버전인 HDMI 1.0 버전은 최대 해상도가 1080p, 주사율은 60Hz에 불과했어요. 사용 환경에 따라 지금도 쓸만하지만, 고사양을 원하는 사용자에겐 부족하죠. 이후 나온 HDMI 1.1~1.2 버전은 대역폭이 증가했지만, 최대 해상도와 주사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이후 1.4 버전에서 최대 해상도가 4K까지 늘어났지만, 주사율은 30Hz로 제한됐습니다.

주사율(Hz)은 모니터가 1초에 얼마나 많은 화면을 보여주는지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이 부드럽게 보이죠. 보통 사무용 모니터 주사율이 60Hz입니다. 주사율이 30Hz라면 한눈에 봐도 화면 전환이 자연스럽지 않을 겁니다. HDMI 2.0 버전부터는 4K 60Hz를 지원합니다. 2.1버전은 최대 10K 120Hz를 지원한다는데, 아직 꿈의 수치죠.

Photo Image
출처: 애플 / 벨킨

쇼핑 앱에서 HDMI 케이블을 검색하면, 제품명 뒤에 버전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HDMI 케이블은 버전이 없습니다. 편의상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버전을 붙여서 파는 겁니다. ‘이 케이블은 이 버전의 HDMI를 지원한다’라는 느낌으로요. 케이블에 붙인 버전을 보는 방법이 가장 간편하지만, 확실한 방법은 아닙니다.

자주 쓰이는 HDMI는 1.4, 2.0, 2.1 버전인데요. 버전별 대역폭을 알고 있으면 케이블 선택에 용이해요. 1.4 버전은 10.2Gbps, 2.0 버전은 18Gbps, 2.1 버전 대역폭은 48Gbps입니다. 다행히 대부분 HDMI 케이블 제조사는 자사 제품 대역폭을 제품 설명란에 표기합니다. 보다 친절한 제조사는 최대 지원 해상도까지 표기해 놓으니, 이를 보고 판단하면 됩니다.

Photo Image
HDMI 라벨 / 출처: HDMI.org

HDMI 인증 라벨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어요. 인증은 크게 ▲스탠다드 ▲하이 스피드 ▲프리미엄 하이스피드 ▲울트라 하이스피드로 나뉘어요. 스탠다드는 1080p, 하이스피드는 4K 영상을 최소 30Hz로 전송 가능한 케이블에 부여됩니다. 프리미엄 하이스피드는 4K 해상도에 60Hz 영상 데이터를 보낼 수 있어요. 울트라 하이스피드는 최대 10K 해상도에 120Hz 주사율을 지원하죠.

그럼 DP는?
DP도 HDMI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역시나 최신 버전일수록 사양이 높아요. 단, DP는 개발부터 모니터 연결에 중점을 뒀기에 HDMI에 비해 사양이 좋습니다. DP는 1.2, 1.4, 2.0 버전이 흔히 사용되는데요. 1.2 버전의 경우 최대 4K 해상도에 60Hz 주사율을 지원합니다. 최신 2.0 버전은 16K 해상도에 60Hz 영상을 전송할 수 있어요.

Photo Image
출처: LG전자

HDMI와 마찬가지로, DP 케이블도 뒤에 버전을 붙여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역시 편의를 위해 붙인 것일 뿐, DP 케이블에는 따로 버전이 없습니다. DP를 주관하는 베사(VESA)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DP 케이블은 모든 DP 지원 장치와 모니터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며 현재 사용 중인 케이블이 미래 버전의 DP에서도 잘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DP 케이블은 버전과 관계없이 사용 가능하다는 거죠. 그러나 제조사가 제각각이기에 모든 DP 케이블이 같은 사양을 지닌 건 아닙니다. 품질이 낮은 케이블은 온전한 사양을 구현하지 못하기도 해요. 이때는 제품 사양표에 있는 대역폭을 확인하세요. 1.2 버전은 21.6Gbps, 1.4 버전은 32.4Gbps, 2.0 버전 대역폭은 80Gbps입니다. 케이블 사양도 이 정도 돼야 100% 사양을 뽑아 낸다는 겁니다. 물론 본인 모니터와 그래픽카드 사양에 맞는 케이블을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요.

Photo Image
DP 인증 검색 홈페이지 / 출처: DisplayPort.org

가장 좋은 방법은 베사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해당 케이블이 공식 인증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베사 홈페이지에 접속한 다음 상단에 ‘제품’ 메뉴에서 ‘DP 제품 데이터베이스’를 누르면 DP 인증 케이블을 검색할 수 있어요. 보통 케이블 제조사들은 자사 제품이 인증을 받으면, 제품명이나 설명란에 표기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니 사려는 제품이 인증을 받은 건지 아닌 건지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테크플러스 윤정환 기자 (tech-plus@naver.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