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후보자로서 첫 출근길에 '우문현답'이란 화두를 꺼냈다. 770만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이 원하는 정책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즉시 관련 협·단체와 간담회를 갖는 등 활발한 현장 행보를 보였다. 외교관 출신이라 전문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는 기우였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은다.
우문현답만큼이나 '현문우답(현장의 문제에 우리가 답해야 한다)'도 중요하다. 중기부 정책 대상인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 등은 대내외 경제환경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중소기업 연구개발(R&D)이다. 지난해 말 정부 R&D 예산이 갑작스레 삭감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가장 타격을 입었다. 정부안 기준 중기부 R&D 예산 삭감 폭은 타 부처 대비 약 10%포인트(P) 크다.
전자신문은 3000개 넘는 중소·벤처기업이 올해 R&D 사업비를 온전히 받지 못하고 심지어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국정감사에서는 왜 중소기업이 R&D '나눠먹기' 카르텔인지 성토가 이어졌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중기부 수장 목소리는 없었다. 중소기업이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한다는 문제제기만 반복됐다.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 R&D 예산 삭감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 지원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현장에서 그 이유를 찾고 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 자체 R&D 자금 마련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끊는 것은 우리 중소기업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가로막는 것이나 다름없다.
중소기업 R&D 혁신을 위한 숙제가 많다. 지금부터라도 현장에서 문제를 찾고, 현장이 원하는 답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