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기술로 박막 증착·웨이퍼 이송 시스템 등 반도체 핵심 공정을 최적화했다.
SK하이닉스는 총 5500만달러(약 716억3750만원)를 투자한 AI 전문기업 가우스랩스의 가상 계측 AI 솔루션 판옵테스 VM을 박막 증착 공정에 도입했다. 실제 계측 없이 장비의 센서 데이터를 이용, 공정 결과값을 실시간으로 예측한다.
반도체 장비 적용된 센서로 챔버 안 압력, 온도, 분사거리, 가스 주입량, 전력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필름 굴절률·두께 등을 확인한 다음 공정 결과 값이 품질관리 범위 안에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공정 시간·온도 조정 등으로 변동성도 줄일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실제 판옵테스 VM으로 분석한 데이터 결과값을 활용한 결과, 제품의 질이 고르지 않는 정도를 나타낸 공정 산포를 평균 21.5% 개선했다. 수율까지 향상했다. 판옵테스 VM의 첨단 가상계측 기술로 계측 장비에 대한 추가 투자 없이 공정 모니터링과 제어시스템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박막 증착 공정 외 다른 공정에도 확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또 AI 기반 웨이퍼 이송 시스템을 구축, 웨이퍼 이송 지연을 최소화하고 생산성 극대화를 도모한다. 웨이퍼 이송 시스템은 반도체 팹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웨이퍼이송장치(OHT) 등으로 구성된다. 웨이퍼가 담긴 통(FOUP)을 다음 공정 장비로 순차적으로 옮기는 작업으로, 이동 경로 계산과 적용은 소프트웨어(SW) 기술력에 좌우된다.
SK하이닉스는 자사 이천 팹 빅데이터를 활용해 웨이퍼 이송시스템 SW를 효율화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확보했다. 웨이퍼 이송 구간 혼잡도 해소방안, 효율적인 레일 가동 주기, 신속한 이송방법 개선 차원이다. AI 웨이퍼 이송 시스템을 적용하면 특정 구간 또는 예기치 않게 OHT가 정체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 생산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신규 확보한 AI 알고리즘과 기존 SW를 결합, 이천·청주 팹 등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스템 투자를 시작하고 향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체에 AI 기반 웨이퍼 이송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데이터 사이언스 전담 조직 주도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데이터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AI 활용에 최적화된 인력·업무체계를 구축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수집되는 수십 페타바이트(PB) 데이터를 활용해 장비 이상 탐지·제어, 웨이퍼·메모리 불량 분류, 반도체 설계 최적화, 장비 고도화 등 다양한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데이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사내 '데이터 레벨 인증 체계'를 도입하고 고급 통계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지원한다. 국내 주요 대학과 데이터 전문가 양성 과정도 개설, 현장 엔지니어까지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추게 하고 데이터 기반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추진한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