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등장했던 금융권 메타버스 플랫폼이 상당수 운영 중단이나 서비스 종료로 마무리되고 있다.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도 결국 문을 닫고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시나몬은 시즌 3 종료를 알렸던 8월 31일 이후로 3개월 이상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지난 2022년 클로즈베타 형식으로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시나몬이 장기간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처음이다. 올해 시즌 2와 시즌 3 사이에서도 일주일 간 프리시즌 기간을 뒀을 뿐 서비스를 아예 중단하지는 않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나몬' 서비스 종료 계획은 아직 없고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지만 언제 시즌을 오픈할 수 있을지는 확정하지 않았다”면서 “메타버스 자체에 대한 고객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여러 가능성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언리얼' 게임엔진을 메타버스에 접목해 주목받았던 빗썸의 고화질 메타버스 '네모월드'도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 빗썸이 자회사 빗썸메타를 통해 준비했던 해당 메타버스는 올해 4분기 소프트론칭 단계를 앞둔 상황에서 지난달 갑자기 사업이 좌초됐다. 시장환경 악화가 원인으로 알려졌다.
네모월드는 게임계 출신 조현식 대표를 선임, 기존 제페토·로블록스와 같은 도트 기반 그래픽과 차별화되는 화려한 '실사 그래픽'으로 기대를 모았다. 높은 해상도 지원을 통해 각종 의류 브랜드와 협업을 통한 커머스 시장 접목 가능성을 보여줬다. LG CNS, CJ올리브네트웍스, SK그룹 드림어스컴퍼니 등이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금융권 메타버스 플랫폼 몰락은 사실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코로나19 비대면 경제 확대로 반짝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각 메타버스가 대부분 비슷한 콘셉트를 차용한 탓에 단순 금융서비스 소개 역할 이상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두나무 메타버스 '세컨블록'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방문자 수가 지속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웹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세컨블록 방문자 수는 지난 9월 기준 1만6100명에서 10월 1만4900명 11월 1만4200병으로 줄어들었다. 하루 방문객이 500명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