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들 예적금 보유율 9.8%p 늘려…금융·부동산 위축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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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한국 부자 대상으로 선정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 부자들은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예적금 보유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이 발간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 부자의 '예적금' 보유율은 2022년 대비 9.8%p늘어난 것으로 조사(2023년 94.3%, 2022년 84.5%)됐다.

반면 '거주용 외 주택' 보유율의 경우 전년 대비 1.0%p 하락함으로써 2022년 하반기 이후 경직된 주택시장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들은 1년 이내 단기에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는 '주식'(47.8%), '거주용 주택'(46.5%), '금·보석'(31.8%), '거주용 외 주택'(31.0%) 등을 꼽았다.

향후 3년 정도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주요 유망 투자처 역시 단기와 동일하게 '거주용 주택'(44.3%), '주식'(44.0%), '거주용 외 주택'(32.3%), '금·보석'(32.0%) 등을 꼽았다.

부자들이 현재의 자산을 축적하는데 가장 기여도가 큰 원천은 '사업소득'(31.0%)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축적된 자산을 투자하여 불리는 과정에서는 부동산투자가 24.5%로 금융투자 13.3%에 비해 2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가구의 연 총소득에서 생활비의 소비지출과 세금 및 3대 보험료를 제외하여 산출한 '소득잉여자금'과 '부채활용'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 금융자산에 높게 배분하는 투자 전략을 통해서 자산을 늘리는데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 경영연구소 황원경 부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 부자는 크게 장기 투자, 투자 성공 경험이 있는 자산에 집중 투자, 투자여부 판단을 위한 다양한 자료의 분석 등을 토대로 자산을 관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발간 13년차를 맞는 2023 한국 부자 보고서는 지난 7월 26일부터 6주간 한국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개별심층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작성되었으며,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