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비용 해외 10배”
내년 2월 한국 서비스 중단
업계 “사업전략 실패 전가”
'빈자리 꿰차기' 경쟁 가속
온라인 게임 스트리밍(실시간중계) 플랫폼 트위치가 내년 2월 한국 서비스를 중단한다. 트위치는 한국 네트워크 비용이 해외에 비해 10배 비싸다며, 과도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통신사들은 사업전략 실패를 네트워크 비용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위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한 국내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트위치는 6일 “2024년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 사업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한국의 스트리머 여러분께 이번 결정이 매우 실망스러운 소식임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트위치는 서비스 중단 이유로 “현재 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화질 관련 P2P(이용자 대 이용자) 모델을 도입해 테스트했고, 이후에는 최대 화질을 1080p에서 720p로 조정했다. 트위치는 “비용을 다소 절감할 수 있었으나,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로 인해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망 이용대가가 서비스 중단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목한 것이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트위치가 국내 스트리머와 게이머에 대한 책임은 하지 않은 채 사업실패 책임을 네트워크 비용에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망 이용대가는 데이터트래픽, 이용기간, 운용조건(상면서버 임대) 등 다양한 요인으로 결정되는데, 일괄적인 비율을 따지기가 어렵다. 통신사 관계자는 “한국의 이용 약관상 회선 비용은 해외에 비해 10배 높지 않다”며 “백번 양보해 인터넷 전용회선 비용이 비싸다면, 협상을 시도할 수 있는데, 트위치는 그런 협상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접었다”고 주장했다.
국내 시장으로 좁혀보면, 글로벌CP는 한국CP에 비해 낮은 망 이용대가를 내고 있다. 김성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주요 6개 글로벌CP의 연간 지불 비용은 주요 6개 국내CP 평균에 비해 약 39% 낮았다.
트위치 스트리머 이탈과 수익감소는 네트워크 비용과 무관한 세계적인 현상이다. 트위치는 2022년 10월 스트리머와 플랫폼 간의 수익 지분을 기존 7:3에서 5:5로 줄였다. 스트리머 반발이 이어지자 최소시청률 기준 등을 전제로 수익배분율을 원상복구했지만, 스트리머와 이용자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트위치와 유사한 사업모델을 지닌 아프리카TV는 지난해 매출 3150억·영업이익 824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유사한 사업모델을 지닌 경쟁사는 트위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열을 올릴 기세다. 대중성이 다소 떨어지는 게임이나 소수 마니아층 콘텐츠를 다루는 스트리머들은 트위치에 주로 거점을 두고 활동해 왔다. 국내 서비스 종료에 직격탄을 맞는 동시에 새 보금자리를 찾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아프리카TV는 게임 스트리밍 강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는 이날 유사 인터페이스의 신규 게임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CHZZK·가칭) 직원 대상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