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50건씩 짝퉁 신고”...KGC인삼공사, 지식재산 최고상 수상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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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IP부서 직원들이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필수 법무부장, 이현정 R&D본부 선임연구원, 정소영 변리사. (사진=KGC인삼공사)

“그 동안 사후적인 지식재산권 관리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사전에 지속가능한 사업전략을 위해 관련 지식재산(IP)을 분석, 활용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역할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김필수 KGC인삼공사 IP부서장(법무부장)은 향후 지식재산권 추진 과제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최근 KGC인삼공사는 기업지식재산대상 최고 상인 장관상을 수상했다. 그 동안 기업지식재산대상은 모두 특허 영역을 주된 지식경영으로 다루는 기업들이 수상해온 만큼 이번 수상은 의미가 크다.

KGC인삼공사의 대표 브랜드인 '정관장'은 1990년대부터 상표권 분쟁을 겪어왔다. 직접수출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전 수입상이 홍콩과 중국, 마카오 등에 '정관장' 상표를 출원, 등록한 것이 뒤늦게 발견되면서다. 해당 수입상은 홍삼제품 독점수입권 보장이나 상표권 양도로 10억원대 금액을 요구했고 이후 소송으로 이어졌다.

소송 과정도 지난했다. 홍콩에서는 상표권과 손해배상금도 받았지만 중국에서는 취소심판 기각판결과 상표출원 거절 등을 겪으며 6년여간 상표를 되찾기 위해 공을 들여야했다. 결국 2001년 최종 판결을 통해 정관장 상표를 환수할 수 있었다.

중국은 현재까지도 KGC인삼공사의 주력 수출국가 중 하나다. 이후에도 수많은 모방상표나 위·변조 상품이 등장했고 200여건의 이의제기와 무효·취소심판 등을 통해 2020년 중국에서 저명상표로 인정받았다.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색채상표 등록도 취득했다. 정관장 색채상표는 상단은 적색, 하단은 흑색에 테두리가 금색으로 구성된 상표다.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 색채상표 출원이라 생소했던만큼 등록 거절 결정을 받았고 이후 거절결정불복심판과 자료 제출, 심사관 면담 등을 거쳐 결국 작년 9월 색채상표를 등록 받을 수 있었다. 현재까지도 등록된 색채상표는 글로벌기업인 하리보와 KGC인삼공사 단 두개의 상표 뿐이다.

KGC인삼공사는 전 세계 60여개국가에 8500여건 상표를 등록해 관리하면서 어려움도 많다. 특히 일주일에 50여건씩 위·모조품 신고와 상표 도용 사례가 신고 접수된다. 전체 신고 건수 중 중국에서만 발생률이 약 95%에 달한다.

정소영 KGC인삼공사 변리사는 “과거에는 오프라인시장에서의 상표권, 저작권 침해가 많았지만 최근에 들어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침해 모조품 단속이 중요해졌다”며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의 해외 온라인 IP침해 모니터링 지원사업에 참여해 중국과 동남아 6개국을 대상으로 IP침해 모니터링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이후 자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침해시정 요구에 불응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법적 조치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삼 재배 관련 품종 보호권 특허와 재배 기술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인삼품종관련 특허 16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7개 품종을 계약재배 경작 농민에 무상 보급하고 있다. 이현정 R&D 본부 선임연구원은 “기후 변화에 따라 신품종과 재배 신기술 연구는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효능·소재 연구도 글로벌 저명 대학과 협업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는 내년부터 국내외 IP침해모니터링과 대응체계를 구축해 대응할 계획이다. 또 특허맵 기반 IP랜드스케이프(Landscape) 용역도 추진한다. 사후적 IP관리에서 사전에 지속가능 사업전략을 위해 IP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김 법무부장은 “지식재산 경영이 롱텀(Long term)비즈니스라고 말한다. 투자가 바료 경영성과로 이어지기엔 많은 애로와 실패가 있기 때문”이라며 “사후적 IP관리 중심에서 사전 사업전략에 인사이트를 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 IP역량을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