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CBAM, 석유화학·원유정제로 확대”…韓,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시장 선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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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품목에 석유화학 업종을 추가할 것임을 시사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시장을 선점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내외 석유화학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EU 집행위원회는 CBAM 적용 품목에 기존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6종과 함께 석유화학·원유정제를 포함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EU는 CBAM 대상 6개 품목을 수입할 경우, 그 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따라 탄소조정세를 부과한다. 지난달 1일부터 시범 실시 중이며 2026년 본격 시행된다. EU에 수출하는 6대 품목 기업들은 탄소배출량을 의무 보고해야 하며, 2025년까지 전환 기간을 거친 뒤 배출량 인증서 구매 의무가 부과된다. CBAM 적용 범위는 향후 더 확대될 예정이다.

EU 조세총국장과 CBAM 담당자들은 한국 측에 향후 CBAM 적용 품목에 석유화학·원유정제를 추가하겠다고 명확히 밝혔다. 2026년 6개 품목과 동시 적용은 어려워 보이지만,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시기 등을 고려하면 시행 시기는 2028년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재활용 화학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독일 민간 연구기관 아고라는 열분해 기반 플라스틱 생산시 85% 이상 탄소배출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수의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에 대비해 폐플라스틱 이미 화학적 재활용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독일 바스프는 2030년까지 폐어망 재활용 등 순환경제 사업을 두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네덜란드 라이온델바젤은 2025년말까지 이탈리아에 화학적 재활용 공장을 연간 5만톤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15일 울산에서 세계 최초로 폐플라스틱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집약한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ARC 기공식을 개최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도 충남 당진과 울산에 대규모 열분해 공장과 해중합 공장을 설립한다.

CBAM 적용 대상에 석유화학 업종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시설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열분해 시장을 선점해 더 많은 탄소배출권 획득하는 동시에 수출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조현수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정부는 SK지오센트릭,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현대케미칼 등 국내 정유·석유화학 기업들이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 원료할 경우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했다”면서 “앞으로도 폐플라스틱 순환경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 애로사항을 듣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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