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청년의 참여가 미래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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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청춘',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말이다. 우보 민태원의 수필 '청춘예찬'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청년기는 생명이 약동하는 봄날처럼 희망으로 가득해야 할 시기다. 그런데 인생의 황금시대를 보내야 할 청년들이, 오늘날에는 고단한 현실 앞에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이라고 하나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고, 힘들게 취업해도 월급을 모아 내 집 마련까지는 까마득하기만 하다.

청년들의 힘든 삶은 청년 개인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이는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는 출산율, 잠재 성장률의 하락으로 이어져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 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래의 주인인 청년세대가 마음껏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청년'을 국정운영의 핵심 아젠다로 삼고, 역대 정부 최초로 청년정책을 국정과제로 선정·추진하고 있다.

오늘날 청년들에게 첫번째로 필요한 것은 좋은 '일자리'에서 일할 기회다. 정부는 시장 중심 경제 복원으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해 청년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민간과 공공의 일 경험 기회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올해 청년인턴 채용을 대폭 확대, 중앙행정기관에만 2000여 명, 공공부문 전체로는 2만 7000여 명이 일 경험을 쌓는 동시에 정책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민간기업과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분야에 적합한 미래 혁신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년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고, '자산 형성' 기회를 주는 한편, '교육비' 등 생활비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정부는 뉴:홈 공공분양 등 청년층 대상 주택공급을 늘리고, 미혼 청년 대상 특별공급을 신설했고, 초기 구매부담을 낮추고자 40년 초장기 전용 모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집 걱정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신생아 특별공급을 신설해 출산가구에 주택을 우선 공급할 계획이며, 맞벌이 부부의 소득기준을 완화하는 등 혼인시 청약조건이 불리해지는 '결혼 패널티'도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청년의 중장기 목돈 마련을 위해 6월 청년도약계좌를 출시했고, 저소득층 청년을 위한 청년내일저축계좌는 소득기준을 완화해 보다 많은 청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청년들의 학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학자금 대출 지원 대상을 학점은행 학습자까지 확대하고, 대학생과 미취업청년의 자금 애로를 덜고자 올해 햇살론 유스 공급규모를 1000억원 늘린 바 있다.

청년이 미래의 주인공으로 활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청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참여'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21대 총선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39세 이하 국회의원은 4.3%에 불과한 반면, 북유럽 국가들의 청년의원 비율은 30%에 달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청년의 입장을 대변할 기회가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청년을 정책의 수혜대상이 아닌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청년들의 정책 참여 기회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있다.

장관 직속으로 '청년보좌역'을 채용해 청년의 목소리를 장관에게 바로 전달하도록 하였다. 아울러 청년보좌역을 단장으로 하는 2030자문단을 구성, 다양한 청년들의 시각이 부처 정책에 반영되도록 했다. 청년정책 전담조직이 있는 9개 부처에서 시범 운영된 이 제도는, 올해 연말까지 24개 장관급 기관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경제, 사회, 문화 등 국정 어느 한 부분에도 청년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원칙적으로 모든 정부위원회에 청년이 참여하도록 했다. 9월 개정된 '청년기본법'에 따라, 앞으로는 외교, 안보 관련 등 일부 위원회를 제외한 모든 정부위원회에 청년이 참여하게 된다. 이들 위원회는 청년정책조정위원회와 더불어 국정 전반에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중요 통로가 될 것이다.

'청년 DB'를 통해 청년들이 관심있는 부처 정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했다. 청년 DB에는 벌써 8000 명이 넘는 청년들이 자신들의 활동 경력과 관심 분야를 포함한 프로필을 등록했고, 이를 통해 정부위원회의 민간위원, 청년보좌역, 2030자문단 등을 선발하고 있다. 향후 정부에서 활약할 다양한 배경과 출신을 가진 청년 인재들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년들이 몰라서 혜택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청년정책의 접근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청년들이 필요한 청년정책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온라인 청년정책 통합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청년들이 직접 방문해 청년정책을 상담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창구도 체계화한다. 17개 시도별로 광역 청년센터를 지정하고, 이를 중앙청년지원센터에서 통합 관리해 200여개 지역별 청년센터가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청년 문제는 청년세대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린 세대 전체의 문제이다.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은둔하는 청년의 복귀를 지원하는 문제에서부터 노동, 교육, 연금개혁과 같이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까지, 남아있는 과제가 많다. 정부가 1년 반 동안 다져놓은 청년들의 참여 기반이 이러한 문제를 풀어가는 든든한 초석이 되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활력 회복과 힘찬 도약을 위해 청년과 함께 고민하고, 같이 해결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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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청년정책

〈필자〉기획재정부 차관, 아시아개발은행 이사를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주립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직해 기획재정부에서 국토해양예산과장, 복지예산과장, 정책조장국장, 차관보를 거쳐 제1차관을 역임했다. 기재부 제 1차관 임명 이전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로 활동했다. 소탈하면서도 적극적인 성격으로 내부 관료들에게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에서 직원들이 투표를 통해 정하는 '닮고 싶은 상사'로 2011년, 2017년, 2018년 세 차례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국무조정실장 발탁 당시 대통령실에서는 방 실장이 국정현안을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주요 국정과제를 속도감있게 추진해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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