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발명에 어느 수준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일반인들은 70%가 '발명 파트너'라고 답한 반면, 전문가들은 66%가 아직은 '사람을 보조하는 단순 도구에 불과하다'고 응답했다. 전문가 10명 중 6명은 인공지능(AI) 발명자 인정에 반대하는 셈이다.
14일 특허청에 따르면 인공지능(AI)이 발명자가 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발명자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를 했다. 7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일반인 1204명, 전문가 292명 등 총 1496명이 참여했다.
일반인 설문조사 응답자 중 20~30대가 절반에 가까워 젊은층 관심도가 높았고, 전문가로 변리사(48.6%), 대기업·공공기관 연구원(33.6%) 등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 일반인들은 70%가 AI가 인간의 발명 파트너라고 답했다. 번역, 상담, 검색과 같은 일상생활에서 챗GPT 등 성능이 향상된 AI에 호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문가들은 66%가 아직은 사람을 보조하는 단순 도구에 불과한 것으로 응답했다. 발명 개발 등 전문분야에서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평가한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AI를 발명자나 특허권 부여에 대해 다수가 부정적 의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AI 발명자와 특허권자 인정에 대해 각각 60.8%, 75.6%가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아직까지 AI가 법률상 권리, 의무의 주체로 역할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다.
또 AI가 발명에 기여한 것을 인정해 사람에게 특허권을 부여해야한다면 AI 사용자(AI 플랫폼을 활용해 발명한 자)가 특허권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50.5%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밖에 일반인과 전문가 모두 AI 발명에 기여한 특허는 현행 특허권 보호기간인 20년보다 짧게 인정해야한다는 의견(일반인 75%, 전문가 65%)이 다수였다.
AI가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발명을 할 수 있어 사람의 창작영역을 과도하게 침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앞으로 세계 5대 특허청(IP5),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등과 AI 관련 특허제도를 논의할 때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국제적으로 조화된 특허제도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