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데이터홈쇼핑', 차세대 홈쇼핑으로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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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 로고

T커머스협회가 데이터홈쇼핑협회로 이름을 바꿨다. 홈쇼핑 산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어 재도약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생방송 허용, 화면 비율 등 규제를 두고 TV홈쇼핑 업계와 갈등을 겪자 동종산업으로 결속력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홈쇼핑협회는 협회명을 기존 '한국티커머스협회'에서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로 변경을 최근 완료했다. 데이터홈쇼핑 협회는 지난 2015년 데이터홈쇼핑 사업 승인 이후 창립, 올해 8년차를 맞았다. 기존 협회명인 T커머스는 TV홈쇼핑의 이니셜인 T와 전자상거래(Eecommerce)를 뜻한다.

협회 측은 T커머스에 대한 용어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홈쇼핑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협회명 변경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서우람 데이터홈쇼핑협회 실장은 “방송법에 따른 상품판매방송에 관한 전문편성을 하는 방송채널사업자로서 홈쇼핑사업자인 점을 더 부각하고 새로운 홈쇼핑 사업환경에 신속히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소비자에게 보다 명확하고 직관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협회명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데이터홈쇼핑은 TV방송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상품 정보를 선택해 송수신하고 구매하는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지로 사업 승인을 받았다. 기존 TV홈쇼핑과 방송 채널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유사하지만 상품 수에 제한이 없고 시청자가 특성 상품에 대한 방송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TV홈쇼핑과 달리 녹화 방송만이 가능하며 전체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로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송출 화면 영상 크기는 절반 미만으로 제한을 받는다.

이같은 규제를 두고 TV홈쇼핑사들과 수년 째 갈등을 빚고 있다. TV홈쇼핑 업계는 방송법상 사업자를 구분하고 각각 다른 규제와 공적 책임을 부여하고 있어 현행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데이터홈쇼핑과 채널 확보를 위한 경쟁을 벌이는 만큼 송출수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있다. 반면 데이터홈쇼핑 측은 기술 발전으로 완전한 양방향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규제를 둘러싸고 양 측이 올해 유독 각을 세우는 것은 전체 산업이 위축되면서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데이터홈쇼핑은 출범 이후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했지만 올해 처음 역성장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데이터홈쇼핑 단독사업자 5개사(SK스토아·KT알파·신세계·티알엔·W쇼핑)의 3분기 기준누적 취급액은 3조96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8% 감소했다. TV홈쇼핑의 경우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홈쇼핑 업계가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둘 가능성도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산업이 위기에 내몰리면서 자구책을 강구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