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만 있으면 나도 편당 1억 드라마 작가될 수 있다? [지브라도의 #트렌트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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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창작 어디까지 왔을까?

AI가 쓴 소설이 일본의 문학상 공모전에서 1차 심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기점으로, 인공지능의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최근에는 AI 시인인 '시아(SIA)'가 등장하기도 했어요. 시아는 카카오의 인공지능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AI 시인으로, 작년에는 시아의 첫 시집 『시를 쓰는 이유』가 출간되기도 했어요. 카카오브레인에 따르면, 시아는 수백억 개의 학습 언어를 기반으로 시를 쓴다고 해요. 언어를 음절 단위로 조립하는 거죠. 주제어와 명령어를 입력하면 30초 만에 시 한 편이 완성된다고 해요.

인공지능이 쓴 첫 시나리오는?

인공지능은 영화나 드라마의 주요 소재가 되는 것을 넘어,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가 되기도 했어요.

2016년, 영국의 SF 영화제인 사이파이 런던 영화제에 출품된 〈선스프링〉의 시나리오 작가는 벤자민이라는 이름을 가진 AI였어요. 오스카 샤프 감독이 뉴욕대학교의 인공지능 연구원 로스 굿윈에게 시나리오를 쓰는 인공지능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벤자민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다고 해요.

오스카 샤프 감독은 “과연 인공지능이 영화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고 설명했는데요. 1980년대와 1990년대 SF 영화를 학습하도록 한 결과, 벤자민은 배우의 대사 뿐 아니라 무대 지시까지 디테일하게 썼다고 해요. 9분 가량의 영화는 사랑과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삼각관계에 놓인 세 사람이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줄거리죠. “그는 별들 위에 서있어. 그리고 바닥에 앉았지”와 같은 대사는 반복 학습을 통한 알고리즘 결과예요.

“시나리오 작가는 인공지능으로부터 안전할 것 같다”는 혹평과 “부조리극 같은 이상한 끌림이 있다”는 호평을 동시에 받은 이 영화는 공개 6일 만에 43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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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

인공지능 기반 시나리오 작성, 마스크걸 상황을 주면 어떤 시나리오를 써줄까?

작성 문장: 드라마 시나리오. 김모미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을 하는 내용. 얼굴을 보여달라는 요청이 몇 분 내내 이어지자, 김모미는 카메라를 향해 윙크하며 안 된다고 말한다. 5분 분량.

타이틀: 마스크의 비밀

장면 1: 인터넷 방송 스튜디오-낮

(김모미는 마스크를 쓴 채 카메라 앞에 앉아 있으며 환한 미소를 띠고 인사한다.)

김모미: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김모미의 비밀 다이어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김모미예요, 여러분이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드릴게요.

장면 2: 인터넷 방송 스튜디오-계속

(김모미가 자신의 마스크를 손으로 만지며 계속 웃는다.)

김모미: (웃음) 오늘은 특별한 주제로 준비했어요. 그런데 약간의 비밀이 있거든요. (책상 위에 놓인 다양한 마스크들을 보여준다.)

김모미: (신비로운 표정으로) 이게 바로 오늘의 주제, '마스크'에 대한 이야기예요. 여러분이 떠올리는 마스크는 무엇인가요?

장면 3: 인터넷 방송 스튜디오-계속

(김모미는 한 장면에서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보여주라는 요청의 댓글을 읽는다.)

김모미: (댓글을 읽으며 미소 지으며) 아, 어떤 분이 마스크를 벗으라고 해주셨네요. 그런데... (마스크를 손으로 쓸어서 고치며) 안 돼요. 왜냐하면 이 마스크, 나의 비밀을 숨기는 보호막이거든요.

장면 4: 인터넷 방송 스튜디오-계속

(김모미는 다시 웃으며 마스크를 쓰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김모미: (웃음) 마스크는 종종 우리가 외부 세계에 드러내기 꺼려하는 부분을 가려주죠. 그것이 우리의 자아와 연결되어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마스크를 쓰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 거예요.

장면 5: 인터넷 방송 스튜디오-계속

(김모미는 마스크 뒤의 비밀을 고백하지는 않지만, 마스크를 쓴 채로 웃으며 마무리한다.)

김모미: (미소 지으며) 그럼, 오늘의 방송은 이렇게 마무리 지어볼게요. 마스크는 우리의 보호막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비밀과 이야기의 시작일지도 몰라요. 다음 주제도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음 방송에서 만나요!

(김모미는 마스크 뒤의 비밀을 풀지는 않고 방송을 마친다.)

창작을 전혀 모르는 초보, 정말 아이디어만으로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까?

작성문장: 드라마 시나리오, 학원물이고 평소에 수줍음이 많은 여자주인공이 똑같이 수줍음이 많은 남자 주인공에게 말을 걸고 싶어서 망설이는 내용 5분 분량

제목: “수줍음의 서투름“

장면 1: 학교 교실 - 아침

(여자 주인공, 지영은 교실에 들어서며 들켜오는 책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서 있습니다. 친구들이 웃고 떠들고 있는데, 그들과는 달리 지영은 수줍음이 많아 조용히 서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지나가면서 인사를 나누면, 지영은 웃어주며 답합니다.)

친구 1: (대화 속에서) “안녕, 지영! 오늘 뭐 할 거야?”

지영: “안녕, 아마... 그냥 공부할 거예요.”

(지영은 속으로 자신을 다독이며 친구들이 간 후 교실을 둘러보며 마지막 친구, 수줍음이 많은 남자 주인공인 준호를 바라봅니다.)

장면 2: 교실 - 점심시간

(준호는 혼자 앉아서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지영은 근처의 라이브러리 카운터에서 책을 찾고 있는 척 하며 계속 준호를 쳐다봅니다. 그러나 그녀의 수줍음이 자신을 가두고 있어 말을 걸기에는 망설입니다.)

장면 3: 도서관 - 점심시간

(지영은 도서관에서 책을 찾고 있습니다. 그때, 준호가 도서관에 들어와서 책장 앞에서 책을 찾고 있는 모습을 보고 더욱 긴장합니다. 그러나 지영은 결심을 더 내리기로 합니다.)

지영: (속으로) “지금이 기회야.”

(지영은 다가가며 주저하다가 마침내 말을 걸기로 결심합니다.)

지영: “안녕, 준호씨. 이 책 잘 아세요?”

(준호는 깜짝 놀라며 책을 내려놓고 지영을 쳐다봅니다.)

준호: “안녕... 음, 그래요. 어떤 내용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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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활용한 시나리오 작성 팁

1. 영어로 질문하면 답변이 더 빨라요.

2. 명령어가 간소할수록 도출되는 결과가 좋아요.

3. 표현을 바꿔서 같은 질문을 반복하면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어요.

4. 유료 모델인 챗GPT-4를 활용하면 결과가 더 좋게 나와요.

5.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고 싶다면 질문을 계속 이어가세요. 구체적인 질문일수록 좋아요.

6. 이야기의 큰 설정은 바뀌지 않는 것이 좋아요.

7. 주제 선정이 어렵다면 추천을 받아도 돼요. 가령, '스릴러 장르의 단편 시나리오 5개 추천'이라고 치면 돼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계속 추천을 받아요.

8. 새로운 내용의 이야기를 생성하고 싶다면, 꼭 'New Chat'으로 시작해야 이전의 설정이 삭제된 새로운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어요.

앞으로는 인공지능에 어떻게 어떤 명령을 내릴 것인지에 따라 결과물이 많이 달라질 거예요. 다소 조악하긴 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볼수록 인공지능은 꽤 괜찮은 답변을 내놓고 있어요. 아직까진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업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위에 안내해 드린 팁을 이용한다면 여러분의 시간을 조금은 더 줄일 수 있을지도 몰라요.



룩말에디터 lookma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