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에서 EV3·EV4까지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보급형 라인업을 구축한다. 앞서 내놓은 EV6·EV9에 이어 풀라인업을 완성해, 2030년 전기차 160만대 판매 목표 달성에 힘을 싣는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12일 경기도 여주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린 '2023 기아 EV 데이'에서 올해 하반기 EV5, 내년 EV3, EV4 등을 새로 내놓고 전기차 5종의 풀라인업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V5는 3만달러대 보급형 중저가 전동화 SUV 모델이다. 앞서 제품을 선보인 중국 시장에서는 고성능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장착한다.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서다. 기아는 EV5를 출시하면 3만달러에서 8만달러대에 이르는 전기차 라인업을 고르게 갖춘다.
기아는 EV5를 앞세워 테슬라, 비야디(BYD)가 이끄는 세계 최대 중국 시장 전기차 수요에 대응한다. 송 사장은 “EV6, EV9으로 전기차 얼리어답터, 외산 수요층을 가져왔다”면서 “EV5 출시를 기점으로 실수요가 큰 전기차 대량 수요자(Mass Majority) 판매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테슬라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기차 판매 둔화 속에 모델3를 비롯해 전기차 가격을 내리고 있다. 테슬라 웹사이트에 따르면 모델3 기본 모델 가격은 종전 4만240달러에서 3만8990달러로 낮아졌다.
테슬라 전략에 대응하는 것이 기아가 내년 출시할 EV3, EV4다. EV3와 EV4 개발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내년 국내외 출시 예정이다. EV3, EV4는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모델이다. EV3는 미래지향적 다이나믹 SUV다. EV4는 유니크한 디자인 세단이다.
기아는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글로벌 전기차 생산 기지, 충전 인프라도 확대한다. 기아는 내년 4분기 미국 내수용 전기차에 북미충전표준(NACS) 충전 커넥터를 적용할 계획이다. 기아 고객도 1만2000개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다.
앞서 기아는 제너럴모터스(GM), 혼다, 스텔란티스 등 5개 완성차 기업과 협력해 2030년 3만개 초급속 충전기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에서는 BMW, 벤츠 등 4개 완성차와 함께 2025년까지 유럽 주요 고속도로에 충전기 7000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기아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내재화 노력도 강화한다. 국내 배터리 업체와 LFP 배터리도 공동 개발한다. 송 사장은 “국내 업체들과 성능을 강화한 LFP 배터리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EV9으로는 글로벌 플래그십 전기차 시장 공략에 힘쓴다. 송호성 사장은 “EV9은 외산 전기차에 대응하기 위해 선보인 플래그십 전략 차종”이라며 “외산 수요층을 가져오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 적용 등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말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