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이 사망한 비행기 추락 사고의 희생자들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수류탄 파편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포럼에서 무장반란을 일으키고 2개월 여 만에 사망한 프리고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조사위원회 위원장이 며칠 전 (비행기 추락 사고의) 희생자 시신에서 수류탄 파편이 발견됐다고 보고했다”며 “비행기에 가해진 외부 위협은 없었다. 확인된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수류탄이 어떻게 폭발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는 이어 조사관들이 추락 사고 희생자들의 시신에서 알코올 및 약물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그런 조사가 실행됐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행되지 않았다”고 했다.
프리고진은 지난 8월 23일 전용기를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당시 사고기에는 프리고진을 포함해 바그너 고위급 인사 10명이 탑승해 있었고, 전원 사망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가 지난 6월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을 주도한 프리고진을 암살했다는 추측이 제기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비행기 내부에서 수류탄이 폭발해 추락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암살설'에 대한 간접적인 해명으로 보인다.
한편, 바그너그룹은 프리고진의 아들 파벨이 이어받을 전망이다. 바그너그룹 연계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은 파벨이 러시아 예비군 '로스그바르디아'와 바그너 용병의 전쟁 복귀를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