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상저하고' 전망을 무색케 하던 국내 경기가 다소 회복될 조짐을 나타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2.2% 늘어 30개월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하반기의 시작이었던 지난 7월 -0.8%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산업활동 회복은 역시 제조업이 이끄는 형국이다. 8월 광공업 생산은 5.5% 늘어 38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전달보다 13.4% 늘어난 반도체가 경기 회복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올 상반기 극심한 수요 부진으로 감산에 나섰던 반도체는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주력 수출 제품의 생산 증가가 본격화하고 있다.
메모리 감산 효과로 국제 현물거래 가격이 오르고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수출 감소율이 두 달 연속 한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향후 수출 전망도 희망적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4%로 전달보다 3.4%P 상승했다.
투자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8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3.6% 증가했다. 선박 등 운송장비(13.1%) 투자 확대와 함께 기계류(0.6%) 투자도 소폭 개선되며 증가했다.
산업활동의 양대 지표인 생산과 투자가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며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기대되는 시기다. 정부는 경기 회복이 더욱 빨라질 수 있도록 기업들을 독려하며 고삐를 더욱 죄야 한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기업들의 '돈맥경화'가 심화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국제유가 상승 등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미칠 거대 변수도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양종석 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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