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젯 OLED 우리가 한다' 中 CSOT, JOLED 설비 반입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CSOT가 일본 JOLED 설비 반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JOLED가 개발해온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상용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SOT는 JOLED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내 장비 분리와 이송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설비 가동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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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젯 프린팅 기술 잉크 액적 토출 사진. 〈자료 ETRI 캡쳐〉

JOLED는 소니와 파나소닉 등이 합작해 2015년 1월 출범한 회사다. 진공 상태에서 유기재료를 가열해 발광층을 만드는 일반적인 OLED 제조 방법과 달리 프린터처럼 유기물을 분사하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을 내세웠다. 인쇄하듯 패널을 만드는 기술로, 한국에 뒤진 OLED 분야에서 역전을 노린 '카드'였다.

그러나 잉크젯 프린팅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화면이 얼룩져 보이고 진공 장비 내에서 증착한 재료들에 비해 수명이 짧은 게 단점으로 드러났다. 수율 개선도 쉽지 않았다. JOLED는 잉크젯 프린팅으로 모니터용 제품 등 일부 패널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야심찬 도전에도 시장 경쟁에서 밀리면서 올해 4월 도쿄지방법원에 결국 파산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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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만든 JOLED 모니터(출처: JOLED 홈페이지)

CSOT가 JOLED 설비를 반입하는 건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바탕을로 OLED를 상용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CSOT는 2020년부터 JOLED에 200억엔(약 1805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11%를 확보하는 등 JOLED를 통한 OLED 기술 확보에 공 들인 바 있다”면서 “CSOT도 잉크젯 프린팅을 개발해왔으니까 JOLED 장비를 활용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CSOT는 BOE에 이은 중국 내 2위 디스플레이 업체다. 액정표시장치(LCD)를 뒤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조에 잉크젯 프린팅을 활용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적용 대상은 TV나 모니터에 활용되는 중대형 OLED 패널로 분석된다. JOLED는 그동안 중대형 OLED 제조에 초점을 맞췄으며, CSOT도 현재 스마트폰용 OLED는 만들고 있지만 중대형 솔루션이 없는 상황이다.

CSOT는 중국 가전 업체 TCL의 자회사다. 그룹 내에서 완제품과 디스플레이를 수직계열화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잉크젯 프린팅으로 중대형 OLED를 만들어 완제품까지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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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OT 홈페이지 화면

한국디스플레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OLED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81.3%로 중국(17.9%)을 크게 앞섰다. 특히 대형 OLED는 한국이 95.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 내 완제품 업체와 디스플레이 업체 간 협력하며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21년 20% 정도였으나 올해는 4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JOLED 파산에서 알 수 있듯, 잉크젯 프린팅이 아직 미완이긴 하지만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면서 “경계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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