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용 GaN 반도체, 韓日 공동 개발…“3조 디텍터 시장 공략”

한일 산학 연구팀이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 장비에 들어가는 질화갈륨(GaN)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 카드뮴 기반 의료 장비 반도체를 대체하는 것으로 국제 산학 협력 연구개발(R&D)의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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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지 연구원들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내 연구개발(R&D) 팹에서 GaN 웨이퍼를 확인하고 있다.

GaN 반도체 기업 비투지는 일본 시즈오카 공대 연구진과 의료 장비용 GaN 반도체 소자 기술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엑스레이와 CT 등 의료 장비 내 엑스선을 검출하는 '디텍터'로 활용되는 반도체다. 비투지는 연말 시제품을 생산하고 내년 1분기 센서 구동을 위한 모듈까지 제작한다.

의료 장비용 디텍터 반도체는 비정질실리콘(aSi)나 인듐·갈륨·아연산화물(IGZO) 소재로 개발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신체 부위마다 정보를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고품질 이미지를 얻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신체를 통과하는 빛 입자를 하나씩 파악하는 '광자계수법(포톤 카운팅)'이 필요한데, aSi나 IGZO 반도체는 이를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멘스가 카드뮴·텔루라이드(CdTe) 소재로 광자계수법이 가능한 반도체를 개발해 자사 최신 의료 장비에 적용한 바 있다. 그러나 소재 자체가 중금속인 만큼 위험도가 우려됐다. 국제유해물질 사용제한규정(RoHS)에서 의료용 카드뮴은 허용하지만, 산업용은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공항 엑스레이 검사 장비 등 사업 저변을 넓히기 힘들다는 의미다.

비투지와 시즈오카 공대는 전력 반도체 소재로 주로 쓰이는 GaN으로 이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또 기존 GaN 반도체가 대부분 실리콘 기판 위에 GaN을 성장하는 이종 결합(수평) 방식인데, 연구진은 GaN 기판 위에 GaN을 성장(GaN on GaN) 시키는 수직형 구조 개발에 성공했다. 높은 전류 밀도와 전압을 구현, 반도체 성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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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지 연구원들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내 연구개발(R&D) 팹에서 GaN 웨이퍼 성장을 위한 MOCVD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비투지는 부산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의료장비용 GaN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부산시, 일본 소재기업 옥사이드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2028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부산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에 1만5000㎡ 부지를 확보, GaN 반도체 웨이퍼와 소자를 생산할 방침이다. 내년 설비를 구축하고 2025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GaN 소재는 일본 후루카와전기로 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중국 갈륨 수출 통제 등 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안정적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GaN 소자 기술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화합물 반도체 연구소 및 인력 확보는 부경대와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신정훈 비투지 대표는 “GaN 소재를 기반으로 연 28억달러(약 3조7000억원)에 달하는 의료 장비용 디텍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일본 대학 및 기업과 협력, GaN 생태계를 조성하고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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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지가 2025년 가동 계획인 부산 기장군 GaN 반도체 웨이퍼 공장( 비투지 기장 캠퍼스) 예상도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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