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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박진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디지털을 '전가보도(傳家寶刀)'로 빼들었다. 디지털전환을 기회로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마지막 세션에 참석해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하나의 미래' 구축을 위한 디지털 규범·기반·국제질서 정립에 우리나라가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보편적 디지털 질서 규범 창출을 위해, 디지털 분야가 강점인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기여를 하겠다는 뜻이다.

정부 출범 후 목표로 세운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에 있어 디지털을 핵심 경쟁력으로 앞세웠다. 디지털의 정보 접근성 확대로 다양한 인류의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윤 대통령 판단이다.

윤 대통령은 G20에 앞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아세안 청년들의 인공지능(AI), 디지털 활용 역량 강화 및 AI 기반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사업'을 제안했다. 5년간 총 3000만 달러 규모로, 디지털로 한-아세안이 공동 번영을 이룬다는 취지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역내 규범질서의 구축을 위한 협력외교를 펼쳤다면, G20 참석은 규범 기반의 국제 질서 강화를 위한 대한민국 외교의 지평이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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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갈라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무대에서 한미일 공조를 한층 강화한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경제·안보·군사를 망라한 강력한 협의체를 구축한 3국은 아세안과 G20에서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역내 개발 협력과 해양 안보, 디지털, 첨단기술 분야에서 규범 기반 질서 구축을 이끌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를 방증하듯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하루 3차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했고, 갈라만찬에선 옆자리에서 1시간 30분간 환담하며 한미일 3국 협력의 세계 기여를 강조하기도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한일정상회담도 가졌다.

G20도 애초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러시아를 겨냥한 메시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미국은 공동성명을 환영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번 공동성명은 중요한 이정표이자 G20이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강화시켜줬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후 인도 현지 진출 우리 기업인을 만나 격려했다. 출국 전까지 이탈리아, 인도 등과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