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의료AI 솔루션 넘어 '암 AI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

2033년 매출 10조, 영업익 5조 도전
AI플랫폼으로 암 전 영역과 '연결'
“파트너십·인수합병으로 실현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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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서범석 대표가 24일 서울 루닛 본사에서 개최한 창립 10주년 간담회에서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루닛)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각 의료기관 데이터를 통합관리하는 연합학습 기반 'AI 플랫폼' 구축에 뛰어든다. 최신 실시간 데이터 기반으로 AI 바이오마커 영역을 고도화하고, 신약개발 후보물질 발굴에 적용하는 등 향후 10년간 '암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24일 서울 본사에서 창립 10주년 간담회를 열고 “연합학습 기반 의료데이터 통합 AI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바이오마커와 암 정밀진단 시스템을 구축·고도화하겠다”면서 “2033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조원 달성이 목표”라고 밝혔다

루닛 창업자인 백승욱 의장은 “50년 후 루닛이 AI로 암을 정복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암 생존률을 높이고 세계적으로 1년에 약 1000조원이 드는 암 케어 비용을 낮추는 게 핵심”이라며 “이제는 루닛이 기술에만 집착하지 않고 고객과 시장을 잘 바라보는 조직으로 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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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욱 루닛 의장이 24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간담회에서 지난 10여년의 여정과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자신문)

루닛은 암 영상, 조직, 유전체, 혈액, 전자의무기록(EMR), 보험청구 등 세계 모든 암 관련 데이터 소스에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합학습기반 AI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그동안 폐·유방암 등 특정 분야 암에 개별적으로 대응했다면 앞으로 모든 종류 암에 대응하는 핵심 기반이 된다. 무엇보다 최신 데이터를 꾸준히 확보하고, 각 병원 등 사이트에 최적화하려면 AI 플랫폼 기반의 통합적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봤다.

서 대표는 “현재 파트너사 중심의 채널 구축은 장기적으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고, 루닛만의 채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플랫폼 방식의 암 데이터 접근·연결은 루닛 전체 시장규모를 다른 분야로 더 확장시키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력하는 의료AI 영상이나 AI 바이오마커 외에 암 환자 대상 진료 예약·추천, AI 전문 신약 개발사로의 도약, AI 솔루션 유통, 연구기관이나 제약사 등에 대한 암 분석 데이터 판매 등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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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의 AI 플랫폼 개념도 (사진=루닛)

AI 기반 암 정밀진단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판독 보조 역할을 넘어 AI 판독 정확도를 100% 수준으로 고도화한 '자율형 AI'로 전문인력 투입 없이 더 저렴하고 빠르게 암 영상을 판독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서 대표는 “자율형 AI가 검진하는 시대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며 “루닛 AI 기술은 구글 AI와 비교해 판독 정확성이 훨씬 우수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정상인에게 몇 년 후 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해주는 기능으로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의료영상 하나로 온몸의 암을 발견하는 '전신 MRI AI'도 개발하고 있다. 암종별 별도 검사보다 비용부담을 낮추고 그동안 검진 대상에서 제외됐던 모든 암에 대한 검진이 가능해진다.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는 멀티오믹스 방식으로 최적의 암 치료 접근법을 도출하는 멀티오믹스 바이오마커로 범위를 확대·고도화한다.

서 대표는 “다수 글로벌 제약사가 후보물질 발굴 연구단계에서 루닛 스코프를 활용하고, 3분기부터 연구 관련 매출도 상당 규모로 발생할 것”이라며 “여기서 더 나아가 신약 후보물질에 루닛 스코프를 적용해 긍정적 결과가 나오면 이 물질을 확보해 직접 개발한 후 라이선스 아웃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플랫폼 개발, 신제품 확대, AI 바이오마커 고도화를 직접 다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거나 인수합병해 속도를 내겠다”면서 “현재 AI 플랫폼 사업을 위해 해외 몇 개 기업 대상으로 인수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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