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22일 총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으로 간판을 바꿔 단다. 신임 회장으로 류진 풍산 회장을 단독 추대, 지난 2월 이후 이어진 반년 간의 김병준 회장직무대행 체제도 마무리한다.
무엇보다 삼성·SK·현대차·LG 4대 그룹의 복귀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주 삼성전자가 재가입을 위한 내부 절차를 사실상 완료했으나 삼성증권이 불참을 결정하면서 변수로 떠올랐다.
전경련은 이번 기회에 4대 그룹을 아우르는 형태로 새 출발하기를 바라고 있다. 2016년 국회 청문회에 참석한 그룹 총수들이 '탈퇴' '활동 중지'를 약속했던 상황을 떠올리면 전경련으로서는 7년 만에 거듭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새 출발하는 한경협을 두고 우려의 시선이 여전하다. 4대 그룹이 복귀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활동할지 미지수다. 당분간은 회원사에 이름을 올리는 정도에 만족해야 할 분위기다.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회도 지적했듯이 한경협이 정경유착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부족하다. 앞서 여러 혁신 과제를 제시하고 다짐했지만 보여주기식에 그칠 위험도 있다.
지금 세계 경제는 어느 때보다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한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기술 패권 다툼 속에서 한국 기업 역시 강력한 구심점이 필요하다. 한경협이 이 문제의 유일한 답은 아니지만 좋은 해결책은 될 수 있다.
이제 한경협이 답할 차례다. 과거 정경유착의 우려를 딛고 새로운 혁신 경제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22일 총회에서 나올 류진 신임 회장의 일성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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