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시중은행과 함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한다. 향후 실제 국내 시장에 CBDC가 도입됐을 때 어떤 사업 모델이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시중은행에 CBDC가 상용화 됐을 경우 구현할 수 있는 사업 모델 시나리오를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은 하반기 제안요청서(RFP)를 발행하고 정식 공모 절차를 통해 사업자와 일부 사업모델에 대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시중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 등과 함께 연계된 환경에서 CBDC 모의시스템 주요 기능 정상 동작 여부를 확인하고 거래 처리 성능 등을 테스트 한 바 있다.
앞선 연결성 테스트에서 CBDC 발행·환수, 기관용 지갑 생성 등을 비롯해 CBDC 지급·수납, 이용자 간 CBDC 송금 등의 기능을 확인했다면 사용성 테스트에서는 시중은행과 사업모델을 실증함으로써 CBDC 사업 모델이 보다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들은 각각 2~3개의 사업 모델을 한은에 제출했다. CBDC를 활용한 결제모델에서부터 CBDC 시스템 도입시 시중은행간 트랜잭션 절차 간소화, CBDC 지갑 관리, CBDC를 활용한 기부 모델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중은행이 한은에 제출한 CBDC 사업 모델은 주로 '리테일' 시장 모델에 집중됐다. CBDC가 상용하되면 홀세일과 리테일로 사업 모델이 나뉘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국가간 지급이나 대규모 결제 등 홀세일 분야를, 일반 시중은행이 CBDC지갑 운영이나 소액 결제 등 리테일 분야를 담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CBDC가 결제, 송금 및 지불에 사용되는 안정적인 디지털 통화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큰 만큼 중앙은행과 민간 사업자가 역할을 분담해 금융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업모델을 구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모델이 나오지 않은 만큼 CBDC와 관련해서 이번 하반기에는 다양한 사업자의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은행과 중앙은행이 협업해서 관리하는 형태로 시스템 구축과 사업모델도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