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주력 판매 채널인 면세와 중국 화장품 사업에서 더딘 회복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글로벌 신시장 성과가 실적을 이끌었다. 하반기에도 대내외적 경영 불확실성에 따라 실적 전망이 불투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두 회사는 내실 경영에 집중, 사업재편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LG생활건강은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1조8077억원, 영업이익은 27.1% 감소한 157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HDB(생활용품)과 음료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성장했지만 화장품 매출이 약 8% 감소하며 전사 매출이 역성장했다. 인력 구조 효율화 및 북미 사업 구조조정 관련 비경상 비용 반영 등으로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화장품 사업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7805억원, 영업이익은 24.9% 감소한 700억원으로 나타났다. 면세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으며 중국 매출은 한 자릿수 역신장을 기록했다. HDB와 음료 매출은 각각 5460억원, 48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53.6%(276억원), 5.5%(602억원) 줄었다.
상반기 기준 연결 매출액은 3조49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5% 줄었고 영업이익은 3038억원으로 22.5% 감소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적자(영업손실 109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1조308억원으로 0.4% 증가했고, 순이익은 296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상반기로 보면 매출은 2조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34억원으로 41.8% 급감했다. 면세 채널과 중국에서의 사업 부진 여파 때문이다.
2분기 기준 사업 부문별 국내 사업 매출은 55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0.4% 증가한 368억원을 기록했다. 멀티브랜드숍 채널의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으나 면세 채널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신시장인 북미나 유럽 등 지역에서 고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을 다소 만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해외 사업 매출이 27.5% 증가한 3723억원을 기록했고 특히 북미지역(105%), 유럽·중동·아프리카(EMEA·123%) 시장에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LG생활건강 역시 북미지역에서 2분기 매출액 1572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보다 20.9% 늘었고 기타지역에서도 11.8% 신장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에서는 각각 3.4%, 4.2% 매출이 줄었다.
올 하반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내실 경영에 방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LG생활건강은 최근 국내 오프라인 가두점 가맹사업을 접고 상품공급계약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주요 브랜드 리뉴얼과 사업 효율화를 진행한다. 아모레퍼시픽도 하반기 브랜드 가치제고와 글로벌 사업 재편 등을 중점으로 추진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새롭게 설정된 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해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