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부터 대환대출 인프라가 시작됐다. 시작 전부터 플랫폼간 고객 유치를 위한 열기가 뜨거웠다. 네·카·토·핀으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은 중개 수수료 인하, 이자 지원, 금리인하, 포인트 제공 등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각기 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플랫폼 접근성과 제휴금융사 수의 차이에 있다. 현재 5대 은행이 모두 입점한 플랫폼은 카카오페이가 유일하다. 5대 은행 대출상품을 조회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많은 이용자가 카카오페이에 쏠렸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타 플랫폼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5대 은행 입점 기회를 달라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제휴는 각 플랫폼 고유 능력이므로, 이에 대한 규제를 두거나 기회를 나누기에는 시장경제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시선도 있다. 반대로 이를 방치하자니 일부 플랫폼에 독과점이 형성되며 시장주도권이 특정 플랫폼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있다.
5대 은행 입점 여부는 플랫폼 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플랫폼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5대 은행은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경험했다. 향후 플랫폼 참여에 긍정적으로 타 플랫폼과의 제휴를 기대해 볼 수도 있으니 대출비교 플랫폼 시장 전반에는 기회가 열리지 않을 까 예상한다.
하지만 5대 은행과의 제휴만이 과제는 아니다. 시중 은행의 대출 상품은 금리가 낮은 대신 높은 소득과 신용점수를 요구한다. 하지만 대출 소비자는 은행보다 더 많은 대출 한도를 원할 수 있고, 신용 점수가 낮거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초과해 은행을 선택할 수 없는 고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최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하는 것이 플랫폼 역할이다. 은행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금융사와 제휴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는 것도 역량 중 하나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연말 주택담보대출로 확장이 예정돼 있다. 신용대출 비교는 프로세스상 플랫폼에서 취득한 고객 정보(신용점수 소득 등)를 금융사에 전달 후 결과를 취합하기 때문에 정확도에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진행 구조가 다르다. 플랫폼에 적용된 알고리즘을 통해 결과를 도출한 후 금융사에 신청이 들어가는 구조다. 플랫폼 자체적으로 갖춰진 알고리즘 완성도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플랫폼마다 신청 건수와 실행 건수가 상이한 것이 이러한 차이점에 있다. 어떤 플랫폼은 전체 신청 건 대비 실행 건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는 반면, 20%대의 실행률을 보이는 플랫폼도 있다. 이러한 차이가 정확도에 따라 발생하는 차이다.
물론 이미 개발한 보안체계, 단순화한 프로세스 등 문제 등의 이유로 신용대출 비교와 동일한 API 방식으로 접수하는 금융사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대출 규제, 우대금리 적용 등이 구체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불가한 대출 한도가 노출되거나 실제 적용 금리에 차이가 발생하기도 해 정확도와 단순화 중 어느 곳에 중점을 둘 지 결정되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대출과 다르게 아직 완전한 비대면이 어려운 이유도 있다. 바로 근저당설정이다. 신용대출은 개인의 인증과 동의절차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근저당설정 변경에 대면 동의가 필요하다. 기존 대출에 대한 근저당 설정을 말소하고 새롭게 받은 대출에 대한 근저당이 새롭게 설정되는 등기 처리 업무가 필요하다. 현재 이 과정은 전자상환위임방식을 채택한 일부 금융사(DGB대구은행, 케이뱅크 등)를 제외하고는 구현되지 않은 상황이다. 대환대출 인프라에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려면 참여한 모든 금융사가 해당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므로 구축에는 시간과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로 시작한 대환대출 인프라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과 아쉽다는 평이 나뉘고 있다. 이를 거름삼아 플랫폼은 제휴사 확장, 오류 개선, 정확도 상승, 시스템 구축 등 만반의 준비로 보다 높은 완성도를 구축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플랫폼간 차별점이 줄고, 소비자는 금융사가 아닌 플랫폼을 골라야 하는 과제가 생긴다. 이제 소비자에게는 신용대출 혹은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종류 따라 목적에 맞는 플랫폼을 찾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뱅크몰 이사 이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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