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7월 현재 110척에 달하는 수주고를 기록, 올해 연간 수주 목표액의 90%를 채웠다. 부가가치 높은 친환경 선박 수주로 내실까지 다지는 쾌속순항이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유럽 소재 선사와 3척의 LPG운반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총 수주금액은 4196억원으로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6년 12월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총 110척(해양 1기 포함), 143억9000만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액인 157억4000만달러의 90.8%에 해당한다.
사업 회사별로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목표 94억4000만달러의 58.8%, 현대미포조선이 37억달러 중 79.6%, 현대삼호중공업이 26억달러의 224.1%를 달성했다.
올해 수주 성과는 '꾸준함'과 '고부가가치'로 요약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선종별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33척, 탱커 3척, 컨테이너선 29척, LNG운반선 18척, LPG운반선 20척, 중형가스선 2척, 자동차운반선(PCTC 4척), 해양플랜트 1기를 수주했다.
이미 2~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PC·LNG·LPG운반선, PCTC, 해양플랜트등의 선별 수주에 주력하며 다달이 실적을 쌓아 올린 결과다.
이들 선박엔 LNG재액화시스템(Hi-ERSN), 차세대 공기윤활시스템(Hi-ALS) 등 자체 개발한 에너지·탄소 저감 시스템이 적용된다.
Hi-ERSN은 LNG화물창에서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완전 재액화하는 시스템으로 질소로만 냉매를 구성해 친환경적이다. 기존 시스템보다 에너지 효율을 20% 이상 높일 수 있다. Hi-ALS는 선체 표면에 공기를 공급해 물과의 마찰을 줄여 연료를 아끼고, 탄소 배출도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글로벌 대형 선사의 친환경 연료 전환 움직임에 맞춰 친환경 선박 발주가 증가하면서 HD한국조선해양을 찾는 선사가 늘고 있다.
최근 호주 우드사이드에너지사가 주문한 '원유생산설비(FPU)'는 알짜 수주의 끝판왕이다. 설비 수주 가격은 1조5663억원으로 선박 대비 영업이익율이 몇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HD한국조선해양의 흑자전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에는 1조3848억원, 지난해 38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2분기부터는 반등이 예상된다. 증권사는 2분기 영업이익을 1200억원 안팎, 하반기엔 대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수년전부터 이어진 수주 실적이 올해 본격적으로 영업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면서 “부가가치 높은 선박의 비중이 높아 수익성은 지속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