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거부땐 업로드 제한 등
저작권 이슈 해결 홍보했지만
음저협측 “논의 없었다” 일축
지니 “정식버전 출시 전 개선”
인공지능(AI)이 작곡과 편곡 등 인간의 음악 창작 영역까지 진출하면서 법적·윤리적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안정적 AI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AI 저작물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최근 지니뮤직이 공개한 AI 악보기반 편곡 서비스 '지니리라(genie.Re:La)'와 관련해 계약 등의 신속한 협의 필요성과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니리라는 MP3를 업로드하기만 하면 AI가 즉석에서 디지털 악보를 그려 주고, 이용자가 그 악보를 편집해 편곡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지니리라 베타서비스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정식 유통되는 음원만 업로드할 수 있으며, 작업물은 서버 내에만 저장할 수 있다. 원작자가 2차 저작을 원치 않는 음원의 업로드를 제한해 저작권 이슈를 해결했다는 게 지니뮤직 설명이다.
하지만 음저협은 지니뮤직이 자신들과 논의가 없었다고 반발했다. 음저협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는 협회와 이용허락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며 “저작권법상 저작물 복제, 전송이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 권리자에게 이용허락을 받지 않고 이용할 경우 저작권 침해에 해당돼 저작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니뮤직은 지니리라 공개는 음악업계 이해관계자들 서비스를 체험하고 서비스의 오류, 문제점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했다. 권리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후 더욱 완성도 높은 AI악보기반 편곡서비스 정식버전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권리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지니리라'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이용자들에게 권리자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악보 변환이 불가능 할 수도 있다는 내용으로 적극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저협 의견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AI와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 상생의 음악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지니뮤직 등 AI 음악 창작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서비스가 활성화 되고 있다. '포자랩스'는 소프트웨어(SW) 업체 '수퍼톤'과 협업해 연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AI 작곡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에이티브마인드', '칠로엔' 등도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AI가 음악 창작의 영역에 진출하는 사례가 나오며 저작권 등 창작 권리 문제가 따라붙고 있다는 것이다. AI 저작권 침해 논란과 법·제도 정비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와 관련, 음저협은 AI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AI 대응 TF'를 발족했다. AI 창작과 관련해 저작권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이달 준비 중이다.
시장분석업체 마켓닷어스에 따르면 세계 음악 생성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억2900만달러(약 2900억원)에서 10년 뒤인 2032년 26억6000만달러(약 3조3800억원)로 11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AI 기술이 음악 산업에 끼칠 파급력을 고려한 사회적 합의와 가이드라인 논의가 불붙을 전망이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