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전기차 충전기는 지하 3층까지만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발맞춰 전기차 충전기를 123만대까지 늘리는 방안도 재차 언급됐다.
환경부는 29일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전기차 충전 기반시설 확충 및 안전 강화 방안'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에는 전기설비규정을 하반기까지 개정해 지하주차장 지하 3층까지만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이는 새로 건축허가를 받는 건물에만 적용된다.
지하 3층 규제는 전기차가 늘면서 관련 화재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7년 1건이었던 전기차 화재는 2022년 43건으로 늘었다. 지하 깊은 층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진입이 어려워 충전기 설치를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다만 지하 3층은 소방당국이 권고해온 전기차 충전기 설치 한계보다 더 깊다. 특히 주차구획이 없는 층은 제외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는 지하 3층보다 더 낮은 층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지하3층 제한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주도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 확산 정도를 고려하면 화재 진압이 용이한 범위가 지하 3층까지라는 소방청 및 전문가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자동 신고 등 화재 대응 및 방지 기능이나 배터리 상태정보를 제공하는 충전시설에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충전설비 화재 예방을 위해 정기검사 범위를 충전장치와 부속품까지 확대하고, 안전성이 우수한 전기차와 충전기에는 보조금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안전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만 출시될 수 있도록 배터리 안전성 인증, 사후검사 제도, 이력관리제도를 도입한다.
또한 화재 대응을 위해 차량 특성에 맞는 화재진압 방법을 개발한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내구성이 검증된 충전기를 보급하고, 불편민원신고센터를 운영해 충전기 고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회원카드 1장으로 모든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충전사업자 간 결제정보 연동을 확대한다. 스마트폰 결제가 가능해지도록 모바일 회원카드와 앱지갑도 올해 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기를 123만기로 확대하는 방안도 재차 언급됐다. 올해 5월 기준 전기차 충전기는 24만여기, 전기차는 47만여대가 보급됐다. 정부의 계획대로 충전기가 보급되면 2030년 급속 충전기는 14만5000대, 완속 충전기는 108만5000대가 보급될 예정이다.
주거지와 직장 등 생활거점에는 완속 충전기를,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는 급속 충전기를 집중 설치한다.
전기설비 용량이 부족해 충전기 설치가 어려운 노후 아파트는 전력 분배형 충전기를, 충전수요가 급증한 곳은 이동형·무선형 등 신기술 충전기를 보급한다.
전기차 충전시장을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공공 급속충전기 약 7000기를 단계별로 민간에 매각한다. 다만 충전비용 증가 우려를 고려해 민간 이양 충전기는 일정 기간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