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리더십 5년 임원급 100명 영입

이베이·아마존…인재풀 다각화
차세대 리더·여성 발굴 파격승진

구광모 회장 취임 5년을 맞는 LG 그룹이 인재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미래 성장 기반을 다졌다. 최근 5년간 임원급 인사만 100명을 영입하는 등 혁신인재 확보에 공을 들였다. 이를 바탕으로 ABC(AI·Bio·Cleantech)로 집약되는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냈다.

LG에 따르면 2018년 6월 29일 구 회장 취임 이후 5년간 주요 계열사로 영입한 외부 출신 임원급 인사가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첫 해 김이경 LG 전무(이베이코리아)부터 올해 초 문혜영 LG생활건강 북미사총괄 부사장(아마존)까지 99명이다. 다음달 글로벌전략센터장으로 합류가 예상되는 윤창렬 서울대 객원교수를 포함하면 1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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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LG의 외부인재 영입 현황

LG는 굵직한 인재 영입을 통해 기술과 가치관, 문화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한편 이를 발판으로 더 좋은 인재가 모이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가 가장 잘 구축된 곳이 AI연구원이다. LG AI연구원에는 미국 미시건대 출신 이홍락 CSAI(Chief Scientist of AI) 영입 이후 글로벌 석학이 속속 합류했다. 설립 당시 70여명이었던 연구인력은 200명을 훌쩍 넘겼다.

LG는 차세대 리더와 여성인재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인사에서 신임 상무로 발탁된 114명 중 1970년 이후 출생이 92%를 차지한다. 상무층을 두텁게 해 장기적으로는 최고경영자(CEO) 후보 풀을 넓히는 포석도 담겼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2명의 여성 CEO를 선임하기도 했다. 코카콜라음료 이정애 부사장이 LG생활건강 CEO 사장으로 승진했고, 지투알 박애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CEO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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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이 지난 3월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 국내 이공계 R&D 인재 4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열린 ‘LG테크콘퍼런스’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인재 확보에 진심이다. 지난 3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이 참석하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일정 관련 출국 직전에 ‘LG테크콘퍼런스’ 행사장을 찾았다. LG테크콘퍼런스는 우수 R&D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LG의 기술혁신 현황과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다.

구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선택한 것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이공계 석박사 인재 유치행사였다. 2019년에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육성하는 ‘미래사업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LG 관계자는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 취임 이후 5년 동안 공을 들이는 분야 중 하나가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이라면서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적극 수혈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