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변리사 소송실무 교육을 주관하도록 변리사법 개정안(변리사 공동소송대리) 수정안을 내놨다.
국회 법안통과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변리사법 개정안이 법률전문성 강화 수정안으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와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법무부에 변리사 법률전문성 부족에 따른 법조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로스쿨이 변리사 소송실무 교육을 주관하도록 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안했다.
변리사법 개정안은 변리사가 변호사와 함께 특허침해소송을 대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으로 올해 2월 법안소위 제2소위에 회부됐다.
과거 법안심사 제2소위는 1년에 한두 차례 개최됐지만 최근들어서는 매달 제2소위 회의가 열리고 있다. 해당 변리사법 개정안 역시 제2소위에 회부된 지 3개월만인 5월에 논의가 다시 재개됐고, 앞으로 계속 심사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아직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변리사법 개정안은 중소·벤처기업의 소송 부담 경감을 위한 법안이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변호사와 변리사의 직역 다툼으로 비쳐지고 있다.
지난 법안심사 제2소위에서 대한변호사협회와 대한변리사회의 발언기회가 있었지만, 정작 소송당사자인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등 산업계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500만 과학기술인 대표단체인 한국과학기술총연합을 비롯해 공학한림원 등 과학기술계 협단체와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한국인공지능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 다수 중소·벤처기업 협·단체는 이미 수차례 걸쳐 지지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기존 국회 산자중기위에서 의결된 법안은 변리사가 이수해야 하는 소송실무교육에 대해 대통령령(변리사법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규정하지만, 주관기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명시하고 있지 않았다.
유럽통합특허법원은 변리사가 ‘대학이나 비영리교육기관에서 주관’하는 소송실무 교육을 이수한 경우 특허침해소송에서 대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특허청이 제안한 수정안이 국제적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허청은 과기·산업계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법무부나 법원행정처 등 유관부처와 지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첨단과학기술이 국가 경제, 안보와 직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신속하고 전문적인 특허분쟁 해결을 위해 법률전문가 변호사와 기술·특허 전문가 변리사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법무부 등 유관부처와 이견을 조율해 조속한 시일 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