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사람처럼 행동하는 인공지능(AI) 로봇, 아직 도래하지 않은 6G 이동통신 기술은 향후 잠재성이 특히 뛰어난 영역이다. 과거 상상만 가능했던 미래를 현실화할 수 있다.
그 현실화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뛰어들었다. ETRI는 사람과 교감하고 스스로 학습·성장하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개발한다.
AI 영역에서는 먼저 마치 사람처럼 시각, 청각 정보를 받아들여 음성을 인식하는 ‘멀티모달’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한다. 향후 다양한 소리, 이미지 등 갖가지 형태 정보를 ‘개념’으로 변환, 이해하고 사람처럼 여러 정보를 종합해 인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율성장 AI도 개발대상이다. 자신이 모르는 것, 새로운 환경 변화를 파악해 스스로 학습·성장한다.
이와함께 상대방 감정을 예측해 교감형 대화를 이어가는 AI도 만든다. 로봇이 상황별 제스처를 하고, 경청·호응 등 행동을 해 마치 진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감상을 줄 예정이다.
로봇 하드웨어(HW) 영역에서는 차세대 전지인 전고체전지 기술을 고도화 해, 그 성과를 탑재한다. 전고체전지는 전해질이 고체다. 화재에 강하고 폭발 위험도 없다. 극한 환경도 견딜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ETRI는 2025년 관련 기술을 모두 종합해 로봇을 실증할 계획이다. 원내 우선 배치해 접객 등에 활용하고 가정과 산업현장 등으로 실증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실생활 전 영역에서 인간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삶을 함께하는 AI 로봇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김영길 ETRI 지능정보연구본부장은 “ETRI 초지능창의연구소가 AI, 로봇, 전고체전지 등 기술로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대한민국 건설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분야에서는 6G 통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TRI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과 와이브로, LTE, 5G 등 이동통신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룬 곳이다. 6G도 핵심기술·표준 선점, 시장주도권 확보와 산업화 견인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가 2026년 프리(pre) 6G 시연,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둔 가운데 ETRI가 핵심 역할을 맡는다.
ETRI는 6G 핵심요소기술을 선제 개발하고 검증하는 개념검증(PoC)을 2025년 추진할 계획이다. 초성능, 초정밀, 초공간이 3대 PoC 기술분야다.
초성능 확보를 위해서는 5G 최대전송용량(20Gbps)을 10배 확장한 200Gbps 구현에 나선다. 이를 위해 100기가헤르츠(㎓) 이상 광대역 주파수를 개척하고, 이를 위한 10㎓ 이상 채널 대역폭을 지원하는 RF 핵심부품을 개발 중이다.
초정밀은 전송 지연 관련 영역이다. 우리 국토 전역을 아우르는 800㎞ 거리에서 5밀리세컨드(㎳) ‘확정 지연’을 보장하는 기술을 개발코자 한다. 확정 지연으로 데이터 지연편차(지터)를 막아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초공간은 기존 지상 중심이던 통신 개념을 확대해 공중·우주 통신 시대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ETRI 연구진은 지상과 저궤도 위성을 합쳐 네트워크를 이루고, 도심항공교통(UAM)은 물론이고 그동안 이동통신이 닿지 않았던 여객기 등 고고도 대상물까지 연결한다.
기술표준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6G 표준화를 위한 사전 표준연구가 2025년 중순부터 시작될 전망으로, 이 무렵 본격 대응에 나선다.
이들 노력으로 산업화 주도권을 확보하고 우리 기업의 6G 시대 경쟁력도 함께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있다.
백용순 ETRI 입체통신연구소장은 “우리나라가 5G에 이어 6G에서도 세계 선도국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기획으로 작성됐습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