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단체와 전기차 업계가 “초소형전기차 자동차전용도로 진입 규제를 해소해달라”고 호소했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초소형전기차의 안전성과 성능이 개선된 점을 반영해 ‘전향적 검토’와 ‘제한적 통행’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가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문진석, 민홍철, 이개호, 김민철, 허영, 천준호, 이성만 국회의원과 함께 ‘초소형전기차 규제해소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주최했다.
경찰청은 2017년 4월 르노 트위지를 대상으로 검토한 후 안전상 이유로 초소형전기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제한했다. 자동차전용도로가 없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오토바이, 자전거처럼 초소형전기차 또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동부간선도로 등에 진입할 수가 없다.
전문가들은 초소형전기차가 일반 승용차에 비해 주행과 안전측면의 성능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국내 기준에 따라 개발되는 초소형전기차는 실증결과 성능차이가 크게 줄었다 점을 강조했다.
이동민 서울시립대 교수는 “초소형전기차는 안전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1인승 르노 트위지와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2018년 초소형전기차가 자동차로 분류돼 최고속도가 80㎞/h로 상향돼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속도와 속도차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로 유형별, 통행시간별, 초소형전기차 유형별로 세분해 자동차전용도로 통행 허용을 검토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소상공인 단체는 경제성, 친환경성, 기동성을 겸비한 초소형전기차의 자동차 전용도로 규제 해소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보조금도 받을 수 있고, 유지·연료비까지 저렴한 만큼 2021년 단종된 다마스·라보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권오금 중소상공인단체중앙회 부회장은 “양재동에서 식자재를 싣고 워커힐호텔로 가려면 간선도로를 탈 수 없어 뺑뺑이를 돌거나 화물차, 승용차로 가야한다. 출퇴근용으로도 탈 수 없다”면서 “경제성 있는 초소형전기차는 설문조사 결과 소상공인 100%가 선호하는 데 회피하게 된다. 국민이 고금리, 고물가로 벼랑끝에 몰렸는데 정부는 손톱밑 가시를 뽑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와 소상공인 지적에 대해 국토부는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경찰청은 제한적 통행을 허가할 것을 시사했다.
김혁 국토교통부 사무관은 “안전기준을 더 강화해 유럽 어느 국가도 하지 않는 충돌기준을 (초소형전기차에) 도입하면 무역장벽이 돼 통상마찰이 있을 수 있어 신중해야한다”면서 “외국에서는 이륜차도 전용도로 달린다. (경찰청이) 국민 수용성 고려해서 운영의 묘를 발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진 경찰청 경감은 “최소한의 안전을 담보할 인프라와 안전기준이 필요하다”면서도 “초소형전기차 중 화물차에 한해서 제한적으로 (자동차 전용도로) 통행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