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6곳이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속되는 글로벌 경제위축과 수출 감소 등 악재로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소식은 아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 경기둔화 등 경제전망 불확실(33.7%), 글로벌 통화 긴축 지속(18.7%), 금융시장 위축 및 자금조달 애로(11.7%) 등을 거론했다. 67.2%가 본격적인 투자 회복 시점으로 ‘내년’을 예상했다.
대기업 투자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당장 대기업 투자가 늘어야 중견·중소기업 등 협력사에도 기회가 열리는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도체와 전기차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막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같은 분위기가 대기업 전체로 확산돼야 한다. 그래야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전경련 조사에서 대기업은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연구개발(R&D) 공제·법인세 감세 등 세제지원 강화와 투자 관련 기업규제 완화,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기업 투자 시기를 앞당기고 규모를 늘릴 수 있는 해법이 무엇인지 자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당면한 저성장, 투자 부진, 고용 감소라는 3중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대기업의 투자 확대와 지속이 절실한 시점이다. 기업의 가려운 부분을 해소해야 투자를 더 늘릴 수 있다.
대기업의 투자의욕을 저해하는 걸림돌을 해소하는 건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다. R&D 지원을 늘리고, 세제완화로 투자 의욕을 되살리면 된다. 과감한 규제 완화 혹은 철폐도 더 이상 늦춰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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