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생산이 둔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생산량이 늘었다. 갤럭시S23시리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애플에 내어준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도 탈환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신규 폴더블폰 중심으로 플래그십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선두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1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전분기 대비 16.9% 감소한 2억5000만대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2014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은 생산량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로 스마트폰 시장도 위축된 영향이다.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 가운데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생산량이 늘었다.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량은 전분기 대비 5.5% 증가한 6150만대다. 2월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 출하량 증가를 견인했다. 올 1분기 갤럭시S23 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1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에서도 전작 대비 50% 높은 판매 성과를 거뒀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은 스마트폰 생산량 5330만대로 전분기 대비 27.5% 감소했다. 중국 브랜드인 오포(2680만대), 샤오미(2650만대), 비보(200만대) 생산량은 각각 17.0%, 27.4%, 14.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전자 1분기 점유율은 전분기보다 5.2%포인트(P) 증가한 24.6%로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생산량이 급증한 애플에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애플은 한 분기 만에 점유율 21.3%로 2위로 밀렸다. 오포 10.7%, 샤오미 10.6%, 비보 8%가 뒤를 이었다.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6000만대로 전분기보다 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경기불황과 중고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신제품 수요 약화로 2분기 생산량이 1분기 대비 10%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조기 출시를 통해 하반기 1위 수성에 나선다. 내달 말 서울 코엑스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 행사인 ‘갤럭시 언팩’을 개최한다. 갤럭시 출시 행사를 국내에서 여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언팩에서는 대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Z플립5·폴드5 등을 공개 예정이다. 힌지 주름 개선과 외부 화면 확대,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수요 회복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프리미엄폰 판매량 절반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운다는 목표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