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는 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원료로 만들어지는 대표적 2차 에너지다. 원료의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발전원가가 치솟았음에도, 전기요금은 민생안정을 위해 소폭 인상됐다. 발전원가와 판매단가간 큰 격차로 한전은 초유의 적자를 기록해 2조 5000억원 규모 고강도 자구노력을 마련했지만,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 여전히 전기요금은 원가대비 낮은 수준임에도, 일반소비자에게는 가스·수도요금 인상, 물가상승 등과 맞물려 부담으로 느껴질 것이다.
요금 인상 부담 속에, 본격적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슈퍼엘니뇨’로 최악의 폭염이 예상된다. 강릉과 대구는 5월에 낮 최고기온 33도를 기록하는 등 때이른 무더위가 심상치 않다. 올 여름은 냉방기기 가동을 위한 전력 소비 증가로 전기요금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 지난 해와 같은 양을 사용해도 달라진 단가로 전기요금 부담은 커진다.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하는 효율적 전기사용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수시로 계량기를 확인하고 요금을 계산해 볼 수도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내가 쓰는 전기 사용량과 예상 요금을 ‘미리 알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전력은 고객이 스스로 사용량을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모바일과 PC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원격검침이 가능한 지능형 전력량계(AMI)가 설치된 고객에게는 ‘파워플래너’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전기 사용량과 예상요금 정보를 보여준다. 또, 월간 사용량, 최대수요값 목표를 설정하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초과시 알림을 제공한다. 주택용 고객은 누진구간 초과 전 미리 알림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전기 사용량이 많은 산업용·일반용 고객 중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전력 사용패턴과 요금을 연계 분석, 전력사용 개선방안과 이에 따른 절감효과 등을 제공하는 고도화된 전기요금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AMI가 미설치된 고객 중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고객은 한전에 신청하면 AMI를 설치해 준다.
여름철 전기사용이 많은 주택용 고객을 대상으로도 올해 7~9월 예상요금, 전기요금 절감 방안 등을 6월부터 미리 알림톡으로 제공해 여름철 요금부담을 낮추고, 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정보제공 서비스 이외에도, 국민의 여름철 에너지비용 부담경감을 위해 요금을 나누어 낼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올해 6∼9월분 전기요금 분할납부 제도를 확대한다. 에너지 취약계층 등 일부 주택용 고객에게만 적용되던 제도를 주택용 전 고객과 소상공인 및 뿌리기업 고객까지 적용한다. 신청고객은 당월요금의 50%만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최대 6개월까지 분납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AMI 보급과 디지털 기술력의 융합으로, 이제는 손안에서 실시간 전력사용 정보를 받아보는 시대가 됐다. 한국전력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해 불필요한 대기전력은 줄이고 스마트한 전기사용을 실천한다면, 요금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요금에 대한 걱정도 줄이고, 국가적 에너지 낭비도 막는 똑똑한 전기소비를 위해 전 국민이 동참해야 할 때다.
이경숙 한국전력공사 전력솔루션본부장 leekyung@kep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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