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유료방송 송출수수료 계약시즌이 도래하면서 계약에 주요 지표가 되는 홈쇼핑 매출 성적표를 두고 홈쇼핑과 유료방송 측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홈쇼핑 “TV홈쇼핑 매출 감소로 실적 부진”
홈쇼핑업계는 TV시청자 수 감소, 소비 침체 등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실제 지난 1분기 본격적인 리오프닝 이후 처음 받은 분기 성적표에서 이러한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올해 1분기 GS·CJ·롯데·현대 등 상위 홈쇼핑 4사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32.4% 감소한 71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5.3% 줄었다.
홈쇼핑보다 규모가 적은 T커머스는 더욱 심각하다. T커머스 단독사업자(SK스토아·KT알파·신세계·티알엔·W쇼핑)합산 취급액은 2015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다 작년 연간 4조3000억원을 거두며 1%대 성장에 그쳤다. 올들어서도 침체가 이어진다. T커머스 5개사의 1분기 합산 영업손실은 40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 기간 취급고는 1조503억원으로 6.7% 줄었고 매출액은 8.4%에 감소한 2812억원으로 집계됐다.
TV홈쇼핑 방송 시청자가 줄면서 모바일 앱으로 출구전략을 마련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e커머스 환경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하기 때문이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GS·CJ·롯데·현대 등 주요 홈쇼핑 4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앱의 월간 사용자수(MAU·안드로이드+ios)는 작년 10월 이후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10월 기준 홈쇼핑 4사 합산 MAU는 1406만8546명에서 매달 줄면서 올해 4월 1294만6171명에 그쳤다. 이 기간 MAU 감소율은 약 7.9%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단순히 홍보하고 TV에서 판매하는 방식에서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을 활용하는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라면서 “다만 수수료 부담과 객수 감소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모바일 매출 데이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송출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IPTV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측에서는 매출 감소를 단순히 볼 수 있는 지표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모바일 구매 상당부분이 TV홈쇼핑에서 유입된 것인데 이를 제대로 반영해 주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이 상품 진열대 역할을 하고 구매는 모바일을 통해서 하는 것으로, 구매방식이 달라진 것이지 TV홈쇼핑의 역할이 감소한 것이 아니다”며 “홈쇼핑사 역시도 구매가 편하고 다양한 프로모션이 가능한 모바일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할인혜택 등을 집중해 모바일 구매를 유도해 온지 오래”라고 말했다.
모바일 매출 데이터 공개도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홈쇼핑 측은 순수 모바일 구매자와 TV홈쇼핑을 보고 구매한 것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지만 일정 정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 측은 데이터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미반영 분이 많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상품코드를 통해서 모바일과 TV 및 TV 유입 매출을 구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개정 가이드라인 제 11조 3항에 따르면 모바일·인터넷에서 판매된 방송상품 판매총액, 시청데이터 등 그 밖의 홈쇼핑 방송과 관련된 요소의 증감에 대해 적정범위를 사업자 간 합의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