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소기업 지원 ‘스마트공장 3.0’ 사업 시작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전환을 지원한다. 소멸 위기 지역에 위치한 중소기업의 생산역량 강화로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지역경제에도 이바지하는 ‘자생적 지역 스마트공장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인구소멸 위험 지역 중소기업 우선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매년 100억원씩 3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해 600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고도화를 지원한다. 중소기업의 지속가능경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담 조직도 별도 구성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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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도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부산 지역 도금기업 ‘동아플레이팅’을 찾은 모습.

스마트공장 지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하는 삼성의 대표 사회공헌(CSR) 사업이다. 중기부는 삼성전자가 출연한 금액만큼 매칭 지원금을 조성해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사업에 참여할 중소기업 모집과 지원 대상 심사·선정, 사후 평가 등을 담당한다.

삼성전자는 2015년 경상북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사업을 시작해, 2016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 지난해까지 8년간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을 통해 생산현장 혁신을 이룬 중소기업은 3000여 곳에 달한다.

이번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통해서는 AI가 문제를 해결하는 ‘지능형 공장’으로 생산현장 고도화를 도모한다. 이미 삼성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해 기초적 데이터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 △불량률 감소 △설비·부품 최적 관리 △작업 동선 개선 등의 기본 혁신 활동을 끝낸 기업들이 대상이다.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 현장 문제점을 선제 대응하고 개선하는 수준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 한다.

지자체와 앞서 지원받았던 수혜 기업들도 조력자로 동참한다.

전라북도는 올해 도내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 구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신청 기업이 자체 부담 비용을 일부 지원한다. 나아가 2024년부터 삼성 스마트공장과 별도로 전북형 스마트공장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했던 전라북도 소재 중소기업 대표들도 지난 3월 자발적으로 모여 ‘민간 멘토단(삼성 스마트 CEO포럼)’을 출범시키며 전북 주도의 스마트공장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삼성의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은 이미 성과가 입증됐다”며 “전북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삼성의 상생형 지원사업을 통해 성과를 거둔 제조 중소기업이 스스로 혁신의 선두에 합류하고, 성장의 결실을 함께 나누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3.0 사업과 함께 중소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역량 강화에도 힘쓴다. 별도 전담 조직을 구성해 제조라인 고도화 과정에서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소재 활용을 통한 탄소배출 감소 등을 컨설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에 공을 들이는 데에는 국가 산업 전반에서 생산성 향상과 품질 고도화를 완성하려는 취지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행’ 철학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도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부산 지역 도금기업 ‘동아플레이팅’을 찾아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코로나 19 초기 방역 물품 부족 사태에도 스마트공장 사업을 통해 사회에 기여했다. △마스크 △PCR 진단키트 △LDS 주사기 △자가진단키트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며 코로나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받고 매출 8배 껑충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사업은 수혜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실적 상승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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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아 직원들이 스마트공정을 통해 생산된 두부과자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가장 극적인 효과를 본 곳은 전남 여수에 위치한 식품기업 ‘쿠키아’다. 쿠키아의 고민은 공장 설비 불량이었다. 연평균 1억5000만원 상당의 두부과자 폐기물이 발생하고, 납기 지연으로 고객 불만까지 제기되며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다.

스마트공장 지원을 통해 제조현장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해 최적 온도에서 두부과자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제품 폐기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쿠키아의 연매출은 스마트공장 구축을 시작한 2016년 3억원에서 지난해 24억원으로 8배 성장했고 같은 기간 임직원 수도 10명에서 25명으로 늘었다. 2배 크기 신공장도 지었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비데 전문기업 ‘에이스라이프’는 코로나로 전세계에서 화장지 대란이 발생하고 비데 수요가 급증하면서 스마트공장 사업 지원을 받았다.

코로나 기간에 비데 수주물량이 월 3만2000대까지 치솟아 기존 생산능력(월 2만대)으로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특정 라인에 쏠려있던 불균형 공정을 개선했다. 자동화 검사 시스템도구축해 월 4만2000대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9월 중소기업중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사업 지원을 받은 국내 중소기업들은 지원을 받지 않은 기업(동일 업종·규모 기준, 2017년~2020년) 대비 평균적으로 매출은 23.7%, 고용은 26%, 연구개발(R&D) 투자는 36.8%만큼 더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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