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벤처·스타트업 강국이 된 것은 규제를 허물고 기업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도록 한 데 있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정부가 나설 순 있지만 기본적으론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합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이 벤처·스타트업 강국이 된 배경으로 규제 타파를 꼽았다. 한국 역시 규제 혁신을 통해 벤처·스타트업이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을 조언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9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베네트 전 총리와 ‘스타트업 코리야&스타트업 이스라엘 간담회를 개최했다. 베네트 전 총리는 스타트업 창업자 출신으로 13대 이스라엘 총리와 국방부 장관, 교육부 장관, 경제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행사는 한국과 이스라엘에서 각각 보안 스타트업 대표를 경험한 이영 중기부 장관과 베네트 전 총리가 자유롭게 담화를 나누며 양국간 벤처·스타트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베네트 전 총리는 상대적으로 내수 시장이 작은 이스라엘 특성상 사업 초기 미국을 비롯한 해외 고객을 겨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점을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에 실패했다가 재기한 경험이 있다”면서 “낙관적 태도를 지니면서 성공에 매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모태펀드, 팁스(TIPS) 등 한국 벤처·스타트업 정책의 벤치마킹 모델이기도 요즈마펀드, TIP 등을 언급하며 베네트 전 총리에게 이스라엘 스타트업 정책 성공 요인에 대해 질문했다.
베네트 전 총리는 규제 해소를 화두로 꺼냈다. 그는 “규제가 없었던 점이 이스라엘이 축복의 나라로 만들었다”면서 “진정한 정부라면 기업을 규제로 발목잡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하이테크에 일찌감치 매진한 덕분에 수출 비중에서 55%를 차지하는 점을 들며, 기술 확보와 해외기업과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조언했다.
이 장관은 납품대금 연동제, 규제혁신 특구, 초격차 스타트업1000+ 등 중기부의 규제 타파·연구개발(R&D) 지원 사례를 들며 “폭력에 가깝다 느낄 정도로 규제 개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간담회를 계기로 사이버보안,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딥테크 분야에서 양국 협력 증진을 기대하고 시너지 창출을 위해 노력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