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바이오 완도②] “소재 연구부터 제품 생산까지”… 원스톱 시스템 구축

국내 최대 해양바이오 소재 공급기지 조성 ‘속도’
해조류 고부가 가치화로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

Photo Image
완도군 해양바이오 생산거점단지와 연구거점단지 현황.

해양바이오산업의 대표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전라남도 완도군이 국내 최대 해양바이오 소재 공급기지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청정 해조류 자원의 보고(宝庫)로 불리는 만큼 천혜의 환경조건을 활용해 해양바이오산업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완도군은 향후 해양바이오 소재 연구부터 제품 생산까지 군내에서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에 자리하고 있는 조선대학교 해양헬스케어 유효성 실증센터는 완도군이 조성 중인 해양바이오 소재 공급기지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준공된 센터는 △해양생물 분야 기초연구 및 응용기술 개발 △고부가 가치 해양생물 식품 및 의약품 개발 △해양생물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국내 해양바이오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센터는 오는 2024년까지 160억원(국비 100억원, 전라남도 15억원, 완도군 35억원, 조선대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구공간 및 장비 등 인프라를 확충한다. 전처리실, 세포배양실, 유효성평가실, 이화학분석실, 소재개발 및 보관실 등이 마련돼 김춘성 센터장을 중심으로 7명의 연구원이 해양바이오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완도군 해역에서 수집한 해조류는 전처리실에서 세척·건조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연구활동에 사용한다. 세포배양실과 유효성평가실은 완도군 해역에서 수집된 해조류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곳으로 미역, 톳, 다시마 등 특화소재의 추출물을 암세포 및 인체면역세포에 투여해 효과를 확인한다.

이숙영 센터 부센터장은 “건강과 웰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코로나19 이후에는 면역력 문제가 전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는 상황”이라며 “센터는 완도군 해역에서 자라는 해조류의 의학적 효과 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화학 분석실은 이온크래마토그래피 등 장비를 활용해 해조류에 함유된 유효성분과 유해성분을 분석하는 곳이다. 중금속, 플라스틱 폐기물 등이 해조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해조류 뿌리나 몸통부위의 성분을 추출해 각종 세포나 실험동물에 투여하고 오염 정도를 측정한다.

조직학실은 해조류 성분을 투여한 실험동물의 조직을 분리해 연구하는 공간이다. 센터 연구진은 최근 5년간 해조류인 청각의 효과를 연구한 결과, 관절재생 효과와 염증개선 효과를 입증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내년까지 식약처에 기능성소재로 등록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Photo Image
올해로 17년째 한국수산벤처대학을 운영 중인 조선대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

소재개발 및 보관실은 해조류의 유효성분을 분리하는 곳으로 향후 일반 기업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는 완도군 내 어업회사법인 이노플럭스가 연구소로 활용 중이다. 이노플럭스는 최근 미국, 러시아, 두바이에 해조류를 활용한 화장품 수출계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조선대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는 올해로 17년째 한국수산벤처대학을 운영 중이며 현재까지 1300여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했다.

이 부센터장은 “해양헬스케어 유효성 실증센터는 전라남도와 완도군이 역점을 두고 있는 해양바이오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며 “많은 기업이 완도 청정해역의 해조류를 기반으로 고부가 가치 제품을 발굴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양헬스케어 유효성 실증센터가 해양바이오 소재 연구에 특화돼 있다면, 해양바이오 공동협력연구소는 해당 소재를 제품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연구소는 102억원(국비 51억원, 전라남도 15억3000만원, 완도군 35억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완공했다.

해양헬스케어 유효성 실증센터 인근에 자리한 연구소는 해양바이오 관련 국내 대학·기업·연구기관의 공동협력 연구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곳에 입주한 대학·기업·연구기관은 해양헬스케어 유효성 실증센터와 연계해 해조류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화장품등 고부가 가치 제품을 개발한다.

연구소는 대형농축기 등 실험장비를 구입·배치 중인 단계이며, 40개 입주기업(기업부설연구소 10개, 스타트업 30개)을 우선적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입주기업 간 기술협력을 통해 한 가지 소재로 다양한 제품을 발굴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연구소의 강점이다.

완도군 관계자는 “해양바이오 공동협력연구소가 해양바이오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조류 기반의 고부가 가치 제품을 통해 지역 경제 및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완도군에 따르면 내년 군내 농공단지에 건립하는 해조류 활성소재 인증·생산시설은 해양바이오 공동협력연구소가 개발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해조류 활성소재 인증·생산시설에는 250억원(국비 125억원, 전라남도 37억5000만원, 완도군 87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완도군은 해조류 활성소재 인증·생산시설 건립을 기점으로 해양바이오 소재 연구부터 제품 생산까지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해양바이오 공동협력연구소와 해조류 활성소재 인증·생산시설을 통해 완도군이 국내 해양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조선대와도 해조류에 특화된 해양바이오산업을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해 해조류의 고부가 가치화와 많은 일자리 창출로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