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권리장전, 주체별 책임·쟁점해소 등 담아 9월까지 마련
학계·업계·소비자단체 등 디지털 공론장 구축해 시민 참여 유도
G20·UN·OECD 정책 영향력 확대…글로벌 디지털 어젠다 주도
세계를 강타한 챗GPT 열풍은 디지털 기술이 인류 생활과 산업을 보조·보완하던 시기를 넘어 인류와 공존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공지능(AI)은 사람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콘텐츠를 제작한다.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고 생산하며 지식생산과 산업, 생활 방식의 전면적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가 되는 '디지털 심화기'가 열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K디지털은 선도적으로 디지털포용과 프라이버시, 기술발전 등 이슈를 국제사회에 의제화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시민이 공동으로 추구해야 할 디지털 신질서 의제는 물론 디지털 포용 등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기술을 선보이며 글로벌 디지털 혁신 리더국가 위상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4〉디지털 신질서 주도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구상과 하버드대 연설 이후 세계 최고 디지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심화기 글로벌 의제를 주도하기 위한 전략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방안'을 통해 국제사회에 규범을 제시할 방침이다.
우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까지 새로운 디지털 질서 기본방향으로서 범정부 '디지털 권리장전'을 마련한다. 디지털 권리장전에는 △디지털 심화의 비전·목표 △추구해야 할 보편 가치 △시민, 기업, 정부 등 주체별 권리와 책임 △디지털 심화 쟁점 해소를 위한 공통기준·원칙 등을 규정한다.
이후 정부는 디지털 시대 사회·경제적 원칙과 디지털 혁신 가속화 등을 종합 규율하는 '디지털사회기본법' 제정을 추진한다. 각 부처에서 소관 분야 디지털 심화 쟁점을 해소하기 위한 법령, 제도, 규제혁신 정책과 기본원칙을 종합·반영할 방침이다. 기본법과 기본계획에 따라 부처별로 디지털심화 시대 대응을 본격화한다. 기획재정부는 로봇세, 디지털세 합리성 등을 종합 검토하고, 고용노동부는 온라인플랫폼사와 노동자간 관계정립,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차의 사고책임 등을 종합 검토해 이슈·쟁점별 신질서를 정립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학계, 업계,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도 구성 예정이다. 디지털 질서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와 시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디지털 공론장'도 8월까지 구축한다. 디지털 심화 현상에 대한 범정부 대응 현황을 분석하고 정책방향을 모색·도출하는 '디지털심화 대응 실태조사도 연 1회 실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디지털 심화 시대의 모범국가로서 글로벌 디지털 규범 논의(룰셋팅)를 주도한다는 목표다. G20, UN,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우리 입장과 정책을 적극 반영하고 'OECD 디지털 미래 포럼'을 신설해 디지털 의제를 주도한다는 목표다.
국제사회의 디지털 의제 주도권을 향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AI 권리장전), 일본(인간중심 AI사회원칙), 프랑스(디지털공화국법) 등 주요국은 디지털심화기에 대응한 기본규범과 원칙을 수립, 제안하고 있다. 세계적인 디지털 신질서 논의를 통한 디지털 권리 강화는 사회적 약자용 키오스크, 개인정보보호 등 사업을 영위하는 K디지털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