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씽크빅이 매출 '1조 클럽'에 성큼 다가섰다.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매출 9332억원을 기록했다. 에듀테크에 대한 지속 투자 덕분이다.
올해 출판유통 1위 기업인 자회사 북센과 함께 5% 이상씩 성장하면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최대 규모인 23만 회원을 기반으로 '스마트올' '북클럽'도 지속 성장 중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진출에 대한 결실도 본격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는 “K콘텐츠가 해외에서 통하는 것처럼 웅진씽크빅이 K에듀테크 열풍의 신호탄을 쏘아 올려 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 대표는 고가의 사교육이 아니면서 공교육의 보완책으로 책을 많이 읽게 해주고, 기초를 탄탄하게 해주는 것이 웅진씽크빅의 역할이자 사회에 제공하는 가치라고 말했다.
속초, 인제, 원주, 원통, 철원 등 지역에서 올라오는 긍정적 평가는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웅진씽크빅이 일조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학원이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고 부모님이 오시기 전 공부방에 함께 모여 공부하는 사례를 다양하게 듣고 있다”며 “여기에 인공지능(AI) 보조교사가 개인화된 맞춤교육으로 도움을 준다면 사회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를 만나 웅진씽크빅의 사업 성과와 현황,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안호천 ICT융합부장
-웅진그룹과 웅진씽크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웅진은 어린이마을, 한국의 자연 탐험 등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리는 독특한 책으로 출판문화 변화를 이끌어왔다. 웅진씽크빅은 일본 학습지 진출에 맞서 '한국형 수학(K매스)' 개념의 창의력 학습지에서 출발, 지속 성장해왔다. 어린이의 10년 후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항상 시대 변화에 맞는 제품을 출시해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들었다. 2014년 웅진북클럽 출시 이후 에듀테크산업을 선도하며 교육의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교육철학은 무엇인가.
▲임직원 모두 어린이의 10년 후를 생각하며 제품을 만든다. 웅진 사훈이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는 의미를 담은 '또또사랑'이다. 또또사랑 정신은 고객을 사랑하고 일과 조직을 사랑하고 변화와 도전을 통해 혁신적 성과를 내서 사회를 사랑하자는 의미다. 일상에 이러한 경영정신을 투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육의 디지털 전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2018년 대표 취임부터 개인화된 교육을 하지 못하면 디지털 교육의 미래는 없다고 절박하게 생각했다. 연구개발(R&D)을 완성하고 제품 출시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때 사내 작전코드명이 '화수분'이었다. 실리콘밸리에 투자를 더 해서 제품을 완성하고 기술이전을 받고 내재화했다. 에듀테크 연구소가 보유한 역량은 시장 내 최고라고 자부한다.
AI가 돕는 개인화된 서비스 핵심은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이다. 동일한 문제와 동일한 난이도 학습을 반복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개념 강의는 영상으로 배우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메타버스로 직접 실습해볼 수도 있다. 교사·친구와 함께 토론하고, 지도받는 형태로 재미있게 학습하면서 동기 부여를 받을 수 있다.
교육부가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발표한 것으로 웅진씽크빅이 2018년에 정한 방향이 맞았다는 것이 증명됐다. 미래형 교육이 '디지털 온리'라는 개념은 처음부터 가지지 않았다. 디지털이 자기주도학습을 돕고 지면책과 학습물 장점도 살리면서 교사 관리까지 삼각편대로 함께 해야 학습효과가 극대화된다. 당시 가설에서 가장 약했던 디지털과 AI 영역 연구를 빠르게 진행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역량 극대화를 위해 실리콘밸리식 투자방법론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확대하고 있다. 뤼이드, 셀바스, 아티젠스페이스, 구루미 등 국내 50여개사와 손잡고 적극적 오픈이노베이션 혁신을 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로 인한 혁신을 기대하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현장 교사의 역량과 의지가 훌륭하다고 느꼈다. 학부모의 한사람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싶다. 집에 있으면서 온라인 영상, 실시간 화상수업, 협업도구를 활용한 아이의 참여형 수업을 지켜봤다. 교사들이 이른 시간에 디지털전환 역량을 갖췄다고 생각했다. 엔데믹 이후 디지털수업이 줄어든 부분이 아쉬울 정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장점이 잘 융합되면 좋겠다. 그런 측면에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통해 디지털교실 수업이 잘 진행되길 바란다.
올해 세계 최대 에듀테크 박람회 'Bett'을 통해 영국 에듀테크 생태계가 많이 소개됐다. 영국은 많은 교육 콘텐츠 기업 제품을 공교육에서 구매해서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플랫폼 효과, 경쟁시장 효과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 받을 수 있다. 한국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지점이다. 코로나19 때 온라인수업 콘텐츠가 부족했을 때 교육업체들이 수업에 활용하도록 콘텐츠를 개방해서 대처했던 경험도 있다.
-웅진씽크빅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나.
▲업계 최대 규모인 23만 회원 이력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학생 난이도에 맞춘 AI 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올, 북클럽 등 웅진씽크빅 서비스 내 활동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에게 실시간으로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다. AI 디지털교과서도 장기적으로 잘 운영되려면 공통 플랫폼 구조 설계가 중요하다. 콘텐츠를 공급하고 데이터를 잘 저장하고 그 데이터를 이용해서 알고리즘이 개발, 발전돼야 한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활용계획도 발표했다.
▲생성형 AI는 학습을 재미있게, 능동적으로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호기심 많은 유·초등기에 재미있게 학습을 유도해주는 개인교사가 있었다면 내가 더 잘되지 않았을까? 학부모라면 이런 마음이 다 있을 것이다. 기존 한계를 생성형 AI가 많은 부분 없애줄 수 있다.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아이 호기심이 해결될 수 있으면 새로운 목표와 과제를 해나가는데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또 아이 경험과 역량이 얼마나 늘어나겠나.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와 대화 형태로 학습할 수 있다. 영어만 해도 생성형 AI가 스피킹과 리스닝을 재밌게 도울 수 있다. 작문도 첨삭, 요약까지 기가막히게 잘한다. 5일 어린이날에 맞춰 어린이체험단을 대상으로 그동안 개발했던 콘텐츠에 대한 개념검증(PoC)이 이뤄질 예정이다. 본격 적용은 7월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
-챗GPT의 할루시네이션(환각·거짓말) 문제는.
▲AI 강화학습과 오류검증, 수정을 잘 진행해야 한다. 교육 범위에 모든 데이터를 디지털화해서 보유하고 이를 학습시키고 오류 수정을 반복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웅진씽크빅은 제품, 서비스의 모든 범주가 데이터화가 됐다. AI 강화학습을 시켜본 경험도 있다. 적용이 가능한 대화형서비스가 스마트올과 북클럽 내 많이 있어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만 챗GPT나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로 변경 적용하면 다양한 시나리오 적용이 가능하다. 이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 파트너 측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장점이다.
-해외 진출 전략은.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산업 규모의 변화로 교육회사가 타깃층 확대 전략을 내세우기도 한다. 가령 입시교육 중심 회사가 중학, 초등 등으로 진출하는 식이다. 웅진씽크빅은 다른 비전을 가지고 있다. 다년간 노하우가 담긴 콘텐츠와 에듀테크 비즈니스로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세계 공통 과목인 수학을 내세운 AI 연산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앱) '매스피드', 세계 아이들 호기심을 자극하는 증강현실 책 'AR피디아'가 대표적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데 있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글로벌 진출이다. 글로벌 진출은 한국에 특화된 입시나 '일타강사'가 많은 회사가 도전하기 어렵다.
-제품에 대한 글로벌 시장 반응은.
▲AR피디아는 AR을 통해서 디지털북과 종이책을 융합적으로 독서하는 책이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2022년과 2023년 교육회사로는 최초로 연속 수상했다. VR·AR 분야에서도 수상해 기술적으로도 인정 받았다.
전시회에 참가하면 참가 바이어를 통해 반응을 느낀다. 모두 신기해하고, 사업적으로 같이 해보자는 국가별 파트너 상담이 쇄도한다. 진행 중인 상담이 많아 올해 말부터는 계약, 매출 관련 소식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CES 뿐만 아니라 Bett, 미국 교육기술박람회(ISTE) 등 세계적 교육박람회를 비롯해 프랑크푸르트도서전,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도 호평 받았다. 어린이들이 주는 상, 어머니들이 주는 상, 교사와 부모가 주는 상 등을 글로벌하게 받은 것이 좋은 신호다. 내부에선 그랜드슬램이라고 부르며 자랑스러워한다. K콘텐츠가 해외에서 통하는 것처럼 K에듀테크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웅진씽크빅이 그 신호탄을 쏘아 올려 보겠다.
-글로벌 시장에서 바라보는 한국 교육기업 에듀테크 역량은 어떠한가.
▲글로벌 시장에서 에듀테크 목적은 '인게이지먼트(몰입의 증대)' 향상을 돕는 것이다. 그 수단이 AI, AR, VR, 메타버스, 광학문자인식(OCR) 등이다. 한국기업은 AI를 이용한 교육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교실을 향해 내놓는 서비스에 대항해 제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웅진씽크빅은 이러한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매력적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협업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글로벌 콘텐츠기업 협업 요청으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와 내년 계약과 매출로 보여드리겠다.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와 동대학 정보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 시절 연세대 기념품 전문점을 기획해 학교 측과 협동조합에 제안해 만들었던 기념품숍 '보람샘'이 지금까지 확장 운영되고 있다. 신규 사업아이템을 찾거나 트렌드를 찾는 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 경영지원팀, 언스트앤영(Ernst&Young) 컨설턴트, PwC컨설팅 수석 컨설턴트를 거쳤다. 컨설턴트로서웅진그룹의 IT 선진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대표를 눈여겨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정보전략계획(ISP)와 마스터플랜 결과를 만들어내라”고 해 2004년 웅진에스티에 입사하며 웅진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웅진홀딩스 IT서비스 본부장, 웅진홀딩스 사업총괄본부장,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역임하고 2014년 웅진 대표를 맡았다. 2018년부터는 웅진씽크빅 대표로 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고 있다.
정리=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