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숙 대표의 UX스토리]〈4〉스타트업의 UX는 투자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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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CTO와 이야기를 하게 됐다. 스타트업은 시리즈B단계를 넘어 시리즈 A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였다. CTO는 “우리도 UX전략이나 방향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서비스가 되었으면 좋은데 조언을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필자가 무엇을 조언하기 전에 우선 그들이 당면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 보여 몇 가지 질문을 해 보았다.

필자 : UX팀은 무엇을 하나요?

CTO : 반은 운영을 하고, 반은 미래의 먹거리를 연구하고 있어요.

필자 : 구성원은 어떻게 분포되어 있나요?

CTO : 시니어 한 두 분 계시고, 나머지는 5년 차 전후예요.

필자 : UX 구성원은 회사에 합류하기 전에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CTO : 홈페이지도 만들고, 앱도 디자인하고 운영도 했던 경험을 가진 친구들도 있죠.

필자 : UX팀원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보통 사용자를 위한 연구나 조사들을 직접 하시죠?

CTO : 그건 못해요. 기획서를 작성하고 디자인도 하고 개발하고 커뮤니케이션은 하는데 사용자에 대한 연구나 조사 같은 것은 해 본 적이 없어서 내부 교육도 필요해 보입니다.

필자: 그럼 지금 구성된 UX팀의 구성원분들의 일하는 방식은 사용자 연구를 위해 밖으로 나가기 보다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주로 일을 하셨겠네요.

CTO : 네.

미국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이 붐이다.

심지어는 스타트업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도 인기를 끌었고, 투자 또는 투자자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들리지 않는다.

스타트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비즈니스화해서 창업한 기업을 말한다.

아이디어가 생명이기 때문에 초기에 소규모로 시작해도 아이디어 가치를 투자받고 성장시키는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사업을 하기 위해 모든 조건을 갖추지 않더라도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으면 회사를 성장시킬수 있고 우리의 삶도 조금씩 때로는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한다.

필자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사용하면서부터 삶이 달라졌다. 하루 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저녁이 된다. 집에 들어와 다시 마트로 장을 보러 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내일 아침 먹거리가 고민이 될 때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서 몸도 마음도 이전과 다르게 편해졌고, 삶의 패턴도 바뀌게 됐다. 이 업체는 성공한 유니콘 기업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성공한 유니콘 기업보다 망하는 스타트업 또는 서비스업체가 더 많다.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원치 않는 서비스'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 또는 가치있는 고객 경험을 사업화하기 위해 스타트업에서는 사용자경험(UX) 디자이너를 팀원의 일부로 구성한다.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도 UX 디자이너를 원하고 큰 기업에서도 원한다. 아마 고객을 향한, 사용자를 향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어느 기업에서든지 세계적으로도 일반적인 기본사항이 됐다.

기업에서 원하는 니즈와 달라 현실적으로 스타트업 관점에서 몇 가지 이유로 UX를 수용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더 많다. 첫째 자원이 한정적이어서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효과적 결과를 얻기 어려운 UX 디자이너를 고용하거나 외부에 위탁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 둘째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해 회사의 조직적 측면, 인프라 측면에서 매우 열악하다. 체계적 프로세스도 잡아야 하기 때문에 UX 디자이너 측면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회사로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 셋째 개발과 비즈니스 모델 검증에 집중하느라 UX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투자 순서가 밀리는 경우가 많다. 넷째 가장 중요한 것은 UX 디자이너가 무엇을 해야 하고, 그래서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조차 모른다. 그래서 때로는 시각화하는 디자이너와 구분하지 못하기도 하고, 웹과 모바일 서비스를 디자인했다고 이들을 UX 디자이너로 알고 있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과 비즈니스 모델 검증에서 분리되어 일하고, 이는 다시 인력투자 순서가 밀리는 결과를 낳는다.

UX가 스타트업에 자리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만큼 강제하거나 필수로 생각하기보다 비즈니스 환경을 고려,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다양화 시대다. 기술적 다양화도 필요하고 사용자의 다양한 가치 실현을 위한 것도 필요하다. 상향평준화된 기술적 우위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사용자환경(XI)에서 어떻게 가치를 발휘하고 의미있게 사용될지 '가치'에 좀 더 성공 요소를 두는 것을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현상은 분명하며, UX를 통해 사용성 향상과 새로운 경험의 '가치를 최적화'하는 것은 결국 서비스를 성장시키고 회사를 성장시키며 투자 수익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트업에 서비스와 제품의 UX는 기술 투자 만큼이나 중요한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김인숙 팀플레이어 대표 ux.teamply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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