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를 시행해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을 촉진한다. 강화된 기준이 도입되면 전기차가 2032년 신차의 67%를 차지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존 친환경 정책인 2030년 전기차 50% 전환에서 한층 강력해진 목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12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차량 배출 기준 강화안을 공개하고 60일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한다고 밝혔다. 규제안은 2027년 차량부터 2032년 차량에 적용된다. 이산화탄소(CO₂)와 비메탄계 유기가스(NMOG), 질소산화물(NOx) 등의 배출 허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여가는 것이 골자다.
자동차 업계가 새로운 기준을 맞추려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기술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전기차 판매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
EPA는 강화된 기준이 도입되면 전기차가 2032년 승용차의 6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승용차 5.8%가 전기차였던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목표다. 미국 정부는 친환경 자동차 판매 목표와 비중을 직접 설정하지 않고 배출가스 규제를 통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전환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EPA는 2032년까지 버스와 중형트럭 50%, 화물 트랙터 35%, 화물차량 25%의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PA는 이번 지침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에 내년 초 확정할 게획이다.
마이클 리건 환경보호청장은 “새 지침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자동차와 트럭에 대한 가장 강력한 오염물질 배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약 30%는 교통 분야에서 발생한다. 백악관은 “모든 차량을 친환경이면서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발표했다”며 “오늘날 미국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두 배 많은 100억톤의 배출량을 2055년까지 줄여서 공중보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