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인력 감축? '남 이야기' 채용 늘리는 '몰로코'

“호기심을 갖고 협업하며 겸손한 영향력을 갖춘 사람이 바로 몰로칸(Molocan), 우리가 찾는 인재입니다. 몰로칸의 포용성과 다양성이야말로 몰로코 핵심 경쟁력입니다.”

브렌든 브라운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몰로코가 수많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가운데서도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을 핵심 인재 경쟁력으로 꼽았다. 브라운 CHRO가 이달 서울사무소를 찾아 실리콘밸리 바깥의 글로벌 단위 인재 채용에 나선 것도 몰로코 핵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다.

브라운 CHRO는 몰로코 합류 이전 실리콘밸리 유명 액셀러레이터 Y컴비네이터와 글로벌 HR 플랫폼 링크드인에서 근무했다. 특히 링크드인 직원이 800명에서 1만6000명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인재 관련 부서를 총괄했다.

브라운 CHRO가 몰로코에 합류한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었다. 몰로코는 머신러닝 기반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안익진 대표가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다. 2021년 미국 투자사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으로부터 1750억원을 투자받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브라운 CHRO는 “링크드인 재직 시절 멘토가 몰로코 이사진으로 합류하면서 성장성이 기대된다며 제안한 것이 계기”라면서 “최근 모든 기술 기반 기업이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시장에서 강력하게 지위를 확보하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몰로코가 최근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인력 감원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채용에 나설 수 있던 이유다.

브라운 CHRO는 “실리콘밸리 여타 스타트업과 달리 몰로코는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기업”이라면서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역에서 몰로코가 원하는 인재 몰로칸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몰로코 지난해 매출은 약 2억달러 이상으로 잠정 집계된다. 2020년 이후 5배 이상 성장했다.

몰로칸은 몰로코 임직원을 일컫는 칭호다. 브라운 CHRO는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개방적이지만 겸손한 자세 △빠른 성장과 호기심 △긍정적인 영향력을 몰로칸의 4대 주요 가치로 꼽았다. 이번 채용 역시 이런 가치를 갖춘 인재를 중심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몰로코는 현재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국, 인도, 영국, 싱가포르 등지에서 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중 약 엔지니어링과 세일즈 분야를 중심으로 100여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브라운 CHRO는 “몰로코는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만큼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나 인재가 필요하다”면서 “서울이나 싱가포르, 일본, 중국뿐만 아니라 최근 새롭게 진출한 인도 그리고 유럽까지도 몰로코 솔루션에 관심이 커지고 있어 채용을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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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