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주연 드라마 ‘더 글로리’가 공개 사흘만에 넷플릭스 TV 시리즈 전 세계 1위에 등극한 가운데, 중국 내에서 또 다시 불법 유통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 콘텐츠 리뷰 사이트 더우반(豆瓣)에는 '더 글로리' 파트2가 공개되기도 전에 이미 리뷰 화면이 만들어졌으며, 현재 14만 건이 넘는 리뷰가 등록돼 있다”고 전했다.
중국내 콘텐츠 불법 유통은 이미 몇 차례나 지적돼 온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오징어 게임’뿐만 아니라 ‘승리호’, ‘킹덤: 아신전’, ‘지옥’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가 불법 유통됐다.
지난해 인기를 모은 ENA 드라마(넷플릭스 스트리밍)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중국의 훔쳐보기에 몸살을 앓았다. 이 드라마는 ‘위잉우’라는 이름으로 중국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다수 발견됐으며, 중국 네티즌은 자국 내 정식 서비스하지도 않은 드라마에 수많은 리뷰를 남겼다.
서 교수는 “중국 내에서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불법 유통이 이제는 일상이 된 상황이다”라며 “하지만 어떠한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더 기가막힐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도둑 시청’이 습관화가 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한 드라마에 등장한 한류 스타들의 초상권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짝퉁 굿즈(MD)를 만들어 판매해 자신들의 수익구조로 삼고 있으며, 무엇보다 몰래 훔쳐 보고 당당하게 평점을 매기는 일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이제는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지난해 베이징 동계 올림픽 당시 올림픽 마스코트인 ‘빙둔둔’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 당국이 모르는게 아니다. 알면서도 지금까지 안 해왔던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빙둔둔에 관한 지적재산권 보호 및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은 엄격한 단속을 진행한 바 있다.
서 교수는 “이제부터라도 중국 당국은 다른 나라 문화를 먼저 존중할 줄 아는 법을 배우고, 반드시 행동으로 보여줘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에 “자국민들의 이러한 ‘도둑 시청’에 대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보도해 불법 유통을 근절할 수 있도록 공론화를 해야만 한다. 이런 일에는 못 본 척 하고 있으니 더 큰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파트2를 공개한지 사흘만인 13일 넷플릭스 TV 시리즈 전 세계 1위에 등극했다. 국가별 순위를 보면 한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대만 등 38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으로 영혼이 부서진 문동은(송혜교 분)이 성인이 된 후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총 16부작으로 8부작씩 파트1과 파트2로 나눠 공개했다. 현재는 전편 공개된 상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