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경쟁 갈수록 어려워지며
'글로벌 브랜드' 제휴사 확보
아멕스·테슬라 등과 독점계약
점유율 소폭 증가...효과 나타나
카드사들의 '독점' '단독'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제휴사를 확보해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게 핵심 전략이다.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한파가 여전해 고객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와 연합하려는 카드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최근 전략은 독점 또는 단독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는 국내 첫 애플페이 최초 서비스 카드사로 지정된 데 이어 최근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와 국내 아멕스 센츄리온 독점 계약을 성사했다. 프리미엄 카드의 대명사인 아멕스는 로마군 지휘관이 새겨진 독특한 디자인에다가 자체 프리미엄 서비스가 특징이다. 과거 단종된 이후 100만원 달하는 연회비에도 재출시 요청이 잦았던 상품이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최초 서비스와 아멕스 독점 발급 외에도 글로벌 대형마트 코스트코와 독점 계약, 국내 1위 글로벌 카페 브랜드 스타벅스와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연합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 브랜드의 국내 독점 제휴사다. 테슬라는 과거 삼성카드와 비씨카드가 공동 제휴 카드사였지만, 지난해 3월부터 삼성카드 국내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면서 카드사 캐시백 혜택을 받기 위해선 삼성카드만 가능하다. 테슬라 차량의 경우 인카페이먼트 구조로 자동차에서 충전소나 카페, 편의점 등에서 결제가 가능한데, 최초 구입 시 온라인에서 삼성카드로 결제했다면 해당 카드가 자동 등록된다. 따라서 테슬라 인카페이먼트 계정에서 카드를 변경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삼성카드로 유입되는 구조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미국의 신용카드 회사 '다이너스클럽'과 독점 계약을 맺고 관련 상품 2종을 내놨다. 다이너스클럽은 세계 최초의 신용카드 서비스 제공한 회사로 '1개국 1가맹점' 형태 계약을 맺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이너스클럽만의 라운지 등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이너스클럽은 2019년 현대카드와 계약이 종료되면서 현재는 우리카드에서만 가능하다.
글로벌 브랜드와 손잡은 카드사는 실제 시장점유율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 최근 애플페이 최초 서비스 등으로 현대카드 고객이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 1월 기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친 전체 회원 수에서 현대카드는 전월 대비 4만9000명이 증가해 하나카드 다음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은행계가 아닌 기업계인 현대카드의 경우 애플페이 이후 체크카드 발급도 늘어 지난해 4분기 15만6000건 이상의 실적도 거뒀다.
시장점유율도 요동치고 있다. 신용카드 실적(일시불+할부)에 따른 카드사 시장점유율에서 지난해 1월 기준 △신한카드 21.1% △삼성카드 19.5% △현대카드 17.9% △KB국민카드 17.1% △롯데카드 10.5% △우리카드 7.6% △하나카드 6.3%였다. 하지만 올해 1월 기준 삼성카드가 19.9%, 현대카드가 18.2%, 우리카드가 7.3%로 소폭 점유율이 오르면서 단독 또는 독점 전략이 먹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단독 또는 독점 계약에 주력하는 현대카드,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이 오르는 등 카드사들의 전략이 실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여신금융협회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