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3]중국 모바일 기업, MWC23을 글로벌 진출 교두보로···한국과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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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3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화웨이 전시관 전경

MWC23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중국기업 약진이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모바일 기업은 악화된 미중 관계 속에 유럽에서 열리는 MWC23을 글로벌 진출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모바일 기업은 6G 주도권 확보를 위한 사전 포석을 가시화하는 동시에 스마트폰 등 한국보다 취약한 분야에서 우리나라를 따라잡기 위한 패스트 팔로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차세대 정보통신기술 엔진 역할인 인공지능(AI) 분야는 중국이 한국을 앞서고 있어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추격을 가시화하는 중국에 대한 우리 기업의 극복 전략은 MWC23의 중요 관전 포인트다.

◇화웨이, 역대 최대 물량 공세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23이 열리는 피라 그란비아 전시관에서 검색대를 통과하자 1번홀 대부분을 차지한 화웨이의 압도적 규모 전시관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화웨이는 삼성전자 전시관의 5배 규모 전시공간을 확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약 4배 수준이었던 데 비해 20%가량 커졌다.

화웨이는 전시 테마를 GUIDE(기가비트인프라·초자동화·지능형네트워크·차별화된 경험·ESG의 앞글자)로 잡았다. AI가 주도하는 지능형 세상과 5.5G를 통합해 6G를 선도하기 위한 화웨이의 전략방향을 드러내는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를 전시·시연했다. 행사장 다른 편에는 100만원대 폴더블폰 포켓S를 비롯 세계 최초 위성통신 탑재 스마트폰 메이트50 등 다양한 스마트폰을 전시했다. 디자인과 내부 소프트웨어(SW)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에 충분해 보였다.

또 화웨이는 참가기업 중 가장 거대한 규모 비즈니스 미팅룸을 운영했다. 미·중 갈등으로 네트워크 글로벌 진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프리카, 동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스마트폰, 한국 스마트폰 포위

MWC의 최대 격전지인 3관으로 이동하자 이번에도 중국 기업들이 마치 한국기업을 포위하는 듯한 모양새로 전시관을 구성해 관람객을 맞이했다.

3번홀 입구에 들어서자 샤오미에서 분사한 아너가 삼성전자와 SK텔레콤 전시관을 마주보고 있다. 대각선 맞은 편에는 ZTE가 삼성전자와 유사한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운영한다. 3번홀 오른쪽은 샤오미와 레노버,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이 나란히 배치됐다. 한국기업은 LG전자가 MWC에서 이탈한 데 반해, 중국 기업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은 MWC를 활용할 줄 아는 모습도 보였다. 샤오미는 MWC23 개막을 하루 앞두고 모바일 산업에 대한 시선이 집중된 시기에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13' 시리즈를 유럽과 영국, 아시아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샤오미13 시리즈는 라이카와 카메라 기술을 제휴, 2억화소를 내건 삼성전자 갤럭시S23에 도전장을 던졌다. 오포는 플립형 폴더블 스마트폰 '파인드N2 플립'을 출시하고 MWC에서 글로벌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중국 스마트폰은 디자인과 소프트웨어(SW) 구동 측면에서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중국 스마트폰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중국의 전진기지로

중국은 주로 중소기업들이 모여 있는 7번홀에서도 광저우, 항저우, 선전 등 지역 명칭을 내건 부품 기업들이 대거 참가했다. 모바일 산업 생산 기지로서 역할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한 이동통신사 임원은 “미중관계 악화로 CES에 참가하지 못한 중국기업들이 MWC에 모든 화력을 집중한 것 같다”며 “중국은 상대적으로 관계 악화가 덜한 유럽을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로 삼은 만큼, 유럽에서 한국기업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이미 AI 분야에서는 한국을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챗GPT와 같은 AI 기술력을 네트워크 장비, 스마트폰 등에 선제적으로 적용할 경우, 한국 모바일 기업에는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MWC특별취재팀:바르셀로나(스페인)=김원석부국장(팀장), 박지성·정예린기자, 사진=이동근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