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온라인 보험상품 비교·추천 시범 서비스를 놓고 보험업권과 핀테크 업권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미니보험 외에 자동차보험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플랫폼 수수료 상한선을 고심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보험업계 의견을 수렴한데 이어 최근 빅테크·핀테크 기업과 만나 온라인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당초 작년 10월 시범서비스 시작을 목표했지만 플랫폼에서 제공할 보험상품을 놓고 양 업권 입장이 팽팽해 중재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현재 보험·핀테크 업권 간 갈등은 크게 두 가지로 플랫폼에서 제공할 보험상품 종류와 플랫폼 수수료 문제다. 보험업권은 펫보험·여행자보험 등 미니보험 위주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핀테크 업권은 자동차보험을 포함해야 온라인 보험 비교 서비스 효용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을 플랫폼에 제공하는 방안을 비교적 유력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다.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올린 주요 사업인데다 최근 정부의 금융권 경쟁 촉발 기조가 시작된 만큼 국민 관심이 높은 자동차보험을 제외하기 어려운 상황도 조성됐기 때문이다.
핀테크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위와의 회의에서도 자동차보험과 미니보험 중심으로 의견이 오갔고 실손보험 등 다른 상품군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며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이 이미 온라인 판매 체계가 갖춰진 만큼 플랫폼 입점 시 사용자 효용성이 높다는 점에는 당국과 업계 간 이견이 없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플랫폼 수수료는 보험사와 핀테크 기업 간 개별 협상으로 정하되 지나친 수수료 수익 추구를 막기 위해 당국이 상한선을 정하게 된다.
현재 보험업권에서는 보험설계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에 에 지급하는 초년도 판매수수료 상한선이 1200%로 정해져 있다. 보험사가 GA에 지급하는 모집수수료율은 보험 상품 성격과 납입기간 등에 따라 각각 다르게 책정돼있다.
보험업권에서는 당국에 플랫폼 수수료로 2%를 제안했다. 이는 네이버쇼핑 검색에서 부과하는 판매대금의 2% 수수료를 참고한 수치다.
반면 핀테크 업권에서는 보험사가 GA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동일한 10% 안팎 수준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 입장차가 상당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플랫폼 수수료는 지나치게 책정하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당국이 상한선만 제시하고 구체 수준은 보험사와 플랫폼이 개별 협의해 결정하는 방안을 가이드라인에 담으려 한다”며 “이 외에 양측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 많아 합의에 이르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