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안에 입는 0.6㎏ 초경량 보행 보조로봇

생기원·KAIST·서울대병원
백팩 세트 '어시스트' 개발
부피·무게·소음 줄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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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이 개발한 초경량 보행 보조로봇을 착용한 모습.

85세 이상 고령인구 40%가 보행장애를 겪는 가운데 우리 연구진이 이를 도울 수 있는 착용형 보행 보조로봇을 개발했다. 부피와 무게, 소음을 줄여 옷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착용할 수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은 안범모 인공지능(AI)·로봇연구 부문 박사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병원 연구팀과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소형 공압 발생기를 장착한 무게 1.9㎏ 공압 백팩, 0.6㎏ 초경량 보조로봇으로 구성한 착용형 보행 보조로봇 '어시스트(ASSIST)'를 개발했다. 하버드대가 출시한 총 무게 3.8㎏ 보행 보조로봇보다 가볍고 유연성과 안전성도 높다.

백팩 고압 공기를 로봇에 전달해 사용자 특성에 맞춰 기계적 힘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최대 30도 각도까지 발목 관절을 들어준다. 좌우 걸음 비대칭 각도를 5도 미만으로 교정하는 효과도 있다.

생기원 실용화 기술, KAIST 원천기술이 융합됐다. 김정 KAIST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공기압과 지면 반력(지면에 힘을 가했을 때 반작용력)을 활용하는 지면 반력 센서 원천기술을 개발해 로봇에 적용했다. 이동연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임상평가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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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공압백팩

부품 설계를 최적화하고 초경량 소재로 제작한 것이 특히 이목을 끈다. 보조로봇의 경우 카본섬유 소재로 발판을 만들고 기구부 설계를 최적화했다. 일반 등산화를 신은 정도 무게를 구현했다. 신발 안에 신고 발목과 정강이에 고정한 후 옷을 입으면 외부에 드러나지도 않는다.

또 다이얼을 돌려 조이는 보아(BOA) 시스템을 보조로봇 발목·정강이 고정부에 적용해 조력자 도움 없이 신고 벗을 수 있게 했다. 공압 백팩은 어깨에 메는 구조로 휴대성이 높다.

안범모 박사는 “최근 보행 보조로봇이 고령화시대 블루오션으로 꼽히지만, 부가장치와 부피 문제로 사용자 부담이 커 옷 안에 착용 가능한 보조로봇을 개발했다”며 “고성능 모터 구동기를 활용한 보행 보조로봇 개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KAIST가 총괄주관을 맡고 생기원과 서울대병원이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